# 종킴 디자인 스튜디오 김종완 전시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에 반가운 손인사를 건네는 3월의 전시는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선사한다. 연일 미세먼지로 대기질 최악을 경신하는 와중에서도 부산은 비상저감조치 시행에서 벗어난 안심지역 중 한 곳이다. 3월이 가기 전 뜻깊은 추억을 선사할 부산 기장에서 열리는 전시를 소개한다.

기장은 고리 원전으로 관광하기 꺼려했던 동부산 한적한 어촌 마을이다. 이 곳에 몇 해 전 개장한 아난티 코브는 아난티 타운, 힐튼호텔, 아난티 펜트하우스, 워터하우스 네 곳으로 이뤄진 아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숨겨진 휴양지다.

기장 앞바다의 망망대해를 안마당으로 세련되게 펼쳐진 현대식 건물에는 숯불로 로스팅한 원두로 추출한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와 까탈스런 입맛을 지닌 미식가를 겨냥한 음식점, 애견 스파샵인 하울팟, 어린이 레고용품집 등 일상생활 용품점이 즐비해 있다. 특히 책 판매 매출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이터널 저니이라는 서점이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취향을 존중하며 개성 넘치는 책을 선정해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북토크가 진행되기도 하고 연계된 전시로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바닥에 앉아 책을 정독하거나 서라운드 풍성한 복고풍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시기만 해도 상관없다. 언제든 반기는 넓다란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기도 하고 서서 자유롭게 책장을 긁적이는 사람도 있다.

바쁜 일상을 쪼개 바다를 건너 바람을 따라 건너온 이들을 반기는 이터널 저니의 3월의 전시는 공간을 헤아려 철학을 담는 종킴 디자인 스튜디오 수장 김종완의 손으로 직접 그려낸 조감도 스케치 전이다.

그간 브랜드를 연구하고 힘을 불어 넣는 일에 매진한 그의 정성과 간절함을 엿보게 해주는 이번 전시는 공간의 정체성을 찾아내기 위한 숱한 고민의 시간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는 Ecole CAMONDO Paris에 최연소 입학해 공간과 제품 디자인 복수전공을 수석으로 수료하고 각종 건축 디자인 국제 콩쿠르 입상 경력을 지닌 재원이다. 유럽의 대표 디자이너인 패트릭 주앙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인정받고 일한 경력을 토대로 현재 브랜드 전략 컨설팅 에이전시를 운영 중이다.

전시에서는 고풍스런 한국 자수의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전하며 조화와 협업을 이뤄 작업했던 설화수 스파 프로젝트부터 국내 진입한 신진 디자이너로서 맡기 힘든 <구호> 플래그십 매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수작업 스케치의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일하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신세계 <S> 컨셉 스토어 매장의 표현 공간,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의 편집 매장인 <인터로그> 작업 스케치, 녹색을 키워드로 삼은 베트남 레스토랑 <안남>의 디테일한 연출 스케치를 직접 넘기며 숨가빴던 시간을 느껴 볼 수 있다.

아스라이 추억에 잠기게 만드는 서촌에서 쉼표를 찍게 해 줄 카페<프리시즌>, 사라져도 기억에 남을 공간인 박람회 전시 공간 연출 과정중 성공적으로 이끈 2018 서울리빙디자인 페어의 코렐 리빙아트 페어전을 담은 스케치로 척박한 국내 공간 연출 시장에서 종킴이 그간 걸어 온 역사적인 대담한 여정을 소담스런 전시로 풀어냈다.

전시는 3월 31일 까지 아난티 코브 ‘이터널 저니’를 찾는 이들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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