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제주시 노형동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제주도와 버스노조 측이 협상 타결 후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필 제주버스연합노동조합 위원장, 현대성 제주도 교통항공국장, 서석주 제주도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조경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제주지역자동차노동조합 위원장. [뉴시스]
지난 12일 제주시 노형동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제주도와 버스노조 측이 협상 타결 후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필 제주버스연합노동조합 위원장, 현대성 제주도 교통항공국장, 서석주 제주도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조경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제주지역자동차노동조합 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근로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 의사를 밝힌 제주지역 8개 버스 회사가 제주도와 극적으로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예고됐던 출근길 대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지난 12일 제주도는 제주지역자동차노동조합과 막판 교섭 이후 이날 오후 10시께 임금인상과 탄력근무제 운영, 휴게시설 설치를 바탕으로 한 협의안에 서명을 했다.

버스 노조는 오는 13일로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 운행에 임할 방침을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탄력근로제의 경우 사용자 측이 먼저 시행해줘야 하는 것을 우리가 요구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면서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지만 도민들의 불편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도는 이날 오후 전성태 제주도 행정부지사가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버스 운행을 중단할 경우 1회당 100만 원, 1일 최대 5000만 원의 과징금을 물릴 계획이라며 강경 대응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제주지방노동위 소속 근로자 위원도 전원 사퇴를 결의하며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버스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막판 협상에 나선 도와 노조는 임금 1.9% 인상과 4주단위 탄력근무제 운영, 휴게시설 확충로 합의를 봤다.

참관인으로 협상에 함께한 현대성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제주 대중교통 파업 예고 속에 도민들이 많은 걱정을 했다"면서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또 설득하고 대화하면서 이렇게 밤 늦은 시간이지만 파업 철회를 결정했다. 도민들께 송구스럽고 앞으로도 대중교통이 더 친절하고, 도민들을 위한 대중교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승필 제주버스연합노동조합 위원장은 "교섭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노사정이 협의체가 됐다는 성과도 있다"며 "앞으로는 노사정 협의체도 협의하면서 파업없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도민들께 송구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지난 2017년 30년만에 버스를 주축으로 한 대중교통체계개편을 일궜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함께 버스 327대와 운전원 953명을 증가했다. 비가림 버스정류장 64개소를 증설하고, 버스정보안내기(BIT)를 252개소에 설치하는 등 대중교통 서비스 공급을 대폭 넓혔다.

노선 다양화와 대중교통 만족도 상승이라는 일부 가시적 성과도 거뒀지만, 준공영제 도입으로 인한 한해 900억 원대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 소요로 '혈세 먹는 하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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