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 운영방안 사업계획서 제출...청와대 '한중'갈등 재현되나 '긴장'
주한미군 '사드' 운영방안 사업계획서 제출...청와대 '한중'갈등 재현되나 '긴장'
  • 김원희 기자
  • 입력 2019-03-13 14:51
  • 승인 2019.03.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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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태평양 괌 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 <뉴시스>
미국 태평양 괌 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 <뉴시스>

한미군이 경북 성주에 위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운용 방안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이 확인되면서 향후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시 배치를 명분으로 간신히 봉합한 한·중 간 사드 갈등이 언제든 다시 터져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이탈을 막기 위해 주력했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신경 써야 할 또하나의 변수가 늘어난 셈이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달 21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 내 부지 70만㎡에 대한 운용 계획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주한미군이 자신들이 운용할 사드 기지에 대한 설계 방침을 구체적으로 담은 문건이 사업계획서다. 환경부는 이를 토대로 일반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착수한다. 임시배치이 상태의 사드체계를 정식배치로 전환하는 첫 단추가 사업계획서 제출이다.

문제는 통상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일반환경영향평가의 종료 뒤에는 문 대통령이 사드 체계의 최종 배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로 이한 여론이 악화되자 집권 4개월 만인 2017년 9월8일 대국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드 배치는 안보의 엄중함과 시급성을 감안한 임시 배치"라며 "최종 배치 여부는 보다 엄격한 일반환경영향평가 후 결정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한국과 중국 정부는 두 달 뒤 이른바 '10·31 합의'를 맺고 한중 간 사드 갈등을 봉합했다.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한중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이었다. 

합의문에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는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체계를 반대한다 등 이른바 '3불(不)' 조건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이런 합의를 토대로 극한으로 치닫던 한중 간 사드 갈등은 임시 봉합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그 후에도 "한국이 사드 배치에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시 주석은 또 2017년 12월14일 문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이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관리를 잘 해나가자" 등 얼마든지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렇듯 간신히 사드 갈등을 봉인한 이후 갑자기 진행된 주한미군의 사업계획서 제출로 봉인 해제의 위기를 맞았다는 점이 청와대의 고민 지점이다. 사드 체계의 정식 배치를 전제로 한 일반환경영향평가의 진행만으로도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주 급하게 중국을 방문, 양제츠(杨洁篪)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난 것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한중 간 상황 공유 차원보다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설명을 위한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더 쏠린다.


김원희 기자 toderi@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