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신화 이면에 가맹점주들의 고통 있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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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김은경 기자] 배해동 토니모리 대표이사 회장의 경영 능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회사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우고 있는 데다, 최근 가맹점주들과의 ‘소통 부재’로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점주들은 본사에 마진율 조정 등 상생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식 배당도 논란이 됐다. 가맹점주들은 회사가 적자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억대 배당금을 챙기려는 오너의 모습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지적한다. 정작 점주들은 1인 점포를 운영하면서도 본인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있다. 

점주들, 낮은 마진율 정책 탓에 본인 인건비조차 못 벌어 
고액 배당금 논란 일자 “최대주주 배당금 없음으로 결의”

화장품 로드숍 신화를 이끌었던 토니모리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17년이다. 국내 내수 경기 침체와 헬스 앤 뷰티 숍 강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인한 중국 관광객 축소 등 대내외 악재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토니모리는 2017년 1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토니모리의 지난해 매출은 18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19억 원, 지난해 51억 원으로 적자폭도 커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78억 원의 적자를 기록, 적자폭은 전년 대비 41.75% 확대됐다.  

토니모리는 2015년 성공적인 상장으로 당시 시가총액 83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 7일 기준 시가총액은 2452억 원에 불과하다. 

최근 신규 채널 확대 등을 노리고 있지만,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장품 로드숍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중국 사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인한 재고자산 처리를 위한 일회성 원가 반영과 자회사인 메가코스 초기 가동에 따른 원가상승, 판매관리비 증가로 인해 적자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성 토니모리 가맹점사업자협의회 회장은 “실적 악화는 토니모리가 운영하는 자회사 메가코스의 적자가 주 요인이다. 공장 운영이 잘된다고 해서 가맹점에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가맹점이 벌어서 적자를 채우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너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일었다, 토니모리는 용기 제조업체인 태성산업에 꾸준히 일감을 몰아줬다. 이곳은 배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오너일가 개인기업이다.
 
김 회장은 “배해동 회장은 100% 지분을 가진 태성과 메가코스 등을 설립해 용기제조를 맡기면서 가맹점주 혜택을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맹점 100여 곳 동맹 휴업

결국 가맹점주들은 총수 중심의 수직적·일방향적 의사소통 구조와 본사 갑질에 반발하며 동맹 휴업에 나섰다. 가맹점주들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토니모리 본사 앞에서 ‘상생안 수용 촉구대회’를 열고 할인행사 시 할인 금액을 본사와 가맹점이 정당하게 분배하는 등의 방안을 담은 상생안을 본사가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가맹점 100여 곳은 하루 동안 동맹 휴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본사에 매달 할인 행사를 진행할 때 할인 금액을 본사와 가맹점이 동등하게 분배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증정품 비용을 본사가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김 회장은 “본사가 가맹점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증정품 제공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증정품 비용을 가맹점이 전액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제품에 비표(화장품 제조사가 제조일자, 유통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제품에 표시하는 번호)를 부착해 온라인 오픈마켓에 제품이 난립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본사에 촉구했다.

가맹점주들은 회사가 50억 원대 영업 손실을 내는 와중에 배해동 회장이 약 12억 원의 배당을 받기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앞서 토니모리는 결산배당으로 주당 1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토니모리의 올해 배당금 총액은 17억4878만 원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지분은 배해동 회장(32.12%)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몫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소유 지분율은 배 회장의 배우자 정 모 씨가 17.01%, 두 명의 자녀가 나란히 8.50% 씩 지분을 보유했다. 이들이 가져갈 배당금은 총 11억6647만 원에 달했다. 

사측 “상생안 협의 진행할 것”

토니모리 관계자는 “조만간 가맹점주와 상생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가맹점주들의 자사세일정책에 대한 의견이 강력한 부분을 감안해 이를 더 나은 방향으로 모색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할인 이벤트와 부담률에 대해서는 “현재 실행하고 있는 세일전략 및 정산률, 공급가는 ‘2014년 점주세미나’와 이후 실행된 정기세미나, 비정기 간담회 등을 통해 사전 협의 및 안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니모리가 제공하는 비용정산 기준과 공급가는 가맹사업자에 있어서 타 브랜드숍에 비해 현저히 유리한 비율이다. 이는 지난 2018년 7월 서울고등법원도 인정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할인행사와 관련해서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할인행사 확대 및 판촉비 증대 전략을 취한 결과 연도별 총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점유율도 유지했다”며 “토니모리와 달리 2011년 이래 노세일정책을 유지한 다른 브랜드숍의 경우 2012년 이후 매출액이 감소해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점을 감안해 현재 적절한 할인행사로 인한 매출증가를 고려했을 때 일부 가맹사업자들이 주장하는 비정상적인 마진률로 인한 수익저하는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 된 배해동 회장의 고액 배당금 논란과 관련해서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통해 배당금은 주당 100원, 최대주주는 배당금 없음으로 차등 배당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통채널다각화’를 핵심 키워드로 온라인, 홈쇼핑, 해외 성장 채널 등 신규 채널 부문에서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잡고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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