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통 ‘정점식’ 통영‧고성 최종 후보···친황계 재편?

4.3 통영·고성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예비후보(당시)가 지난 2월 1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영형 일자리창출’ 등 경제분야 1차 공약을 발표했다. [뉴시스]
4.3 통영·고성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예비후보(당시)가 지난 2월 1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영형 일자리창출’ 등 경제분야 1차 공약을 발표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검찰 후배이자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점식 전 검사장을 43 재보궐선거 출마후보로 공천하자 당 내부에서는 낙하산 논란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키즈의 등장으로 평가하고 장기적으로 당내 권력지형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탈락 후보, 경선 빙자한 전략공천의혹 제기···공관위 공정성 문제 없어

최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남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점식서필언김동진 등 3명을 대상으로 경선을 실시한 결과, 정점식 예비후보가 한국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정 전 검사장은 정치신인 가산점 포함 득표율 42.22%1위를 차지했다. 2위 서필언 예비후보는 35.03%, 3위 김동진 예비후보는 29.80%로 뒤를 이었다. 경선 방식은 선거인단 여론조사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합산했다.

경남 고성 출신인 그는 대검 공안 21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검 공안부장 등 공안라인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공안(公安)통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 만에 좌천성 인사에 대한 불만으로 물러났다.

통진당 해산주역

정 후보는 지금도 황 대표가 치적으로 자부하는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의 주역이다. 황 대표가 법무장관이던 시절 통진당 해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고,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후보는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과도 인연이 있다. 최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2차장으로 근무하며 굵직한 공안 사건을 총괄 지휘했다.

43 재보궐선거는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등 2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선거에 불과하지만, 여야는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PK(부산경남) 민심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로 삼고 있다. 황 대표에게도 첫 선거라는 점에서 당의 장악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시험대인 셈이다.

이 같이 중요한 선거전에서 황 대표가 자신의 검찰 직계 후배이자 최측근을 공천하자 정치권에서는 황키즈의 전면 등장으로 확대해석하고 있다.

황 대표의 등장으로 기존의 친박비박 계파 색채가 예전보다 옅어지는 대신 당내 권력의 중심이 친황(親黃·친황교안)계로 재편될 수 있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는 총선에서 당대표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해석이다.

정 후보 외에 검찰 출신 특정 인사가 거명되면서 황키즈 검사들이 내년 총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민주당 양문석

애국당 박청정

황 대표는 지난 11일 창원에서 가진 현장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통영고성의 전문 일꾼 정점식은 검사 출신으로 통진당 해산을 이끌어낸 능력이 있다면서 문재인정권에 의해 검사직을 그만 두게 되자 고향에서 봉사하겠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반드시 그 뜻을 이루리라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큰 일꾼이 되겠다면서 “()대표님을 모시고 자유경제주의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 후보의 공천을 두고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선을 빙자한 전략공천이나 다름없는 게 아니냐는 반발 기류다.

경쟁후보(서필언김동진)가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한국당 사무원의 집계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 특히 경선 결과가 지역 여론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당을 불신하는 분위기다. 지난 221KBS 여론조사 결과는 서필언 19%, 김동진 16.3%, 정점식 7.6%로 나왔지만 불과 17일 만에 결과가 뒤집힌 것에 믿을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창원 KBS가 여론조사전문업체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5~17일 통영·고성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씩을 대상으로 유선 RDD와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7% 포인트.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대해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경남 통영고성 선거구에 대한 공천 심사 및 경선 전반은 공정하게 진행됐다면서 경선 시행 여론조사 기관은 공관위의 의결에 따라 후보 측이 추천한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추첨을 통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만약 전략공천이었다면 공정성을 문제 삼을 수 있겠지만 경선으로 치러진 만큼 결과를 문제 삼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대표가 됐으니 당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나름 생각하는 게 있을 것이고 자기 사람으로 꾸릴 수는 있겠지만 벌써부터 친황계로 비판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탈락한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1차관과 김동진 전 통영시장은 계속해서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급기야 김 전 시장이 지난 14일 탈당을 감행해 선거 판세가 복잡해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무효소송까지 예고했다.

한편 43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4일 통영고성 선거구에서 3명의 후보가 선관위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자유한국당 정점식, 대한애국당 박청정 등 3명이다.

이들은 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20일까지는 예비후보자에게 허용된 방법으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선거운동원을 동원한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21일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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