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이모 씨 등 임직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이모 씨 등 임직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해성 관련 자료를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 공급 업체 SK케미칼의 임원이 구속됐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증거인멸 등 혐의로 SK케미칼 부사장 박모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박 씨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모 씨와 양모 씨, 정모 씨 등 SK케미칼 관계자 3명은 영장이 기각됐다. 송 부장판사는 "각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관여 정도, 주거관계, 가족관계, 심문태도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그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박 씨 등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이 인체에 유독하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폐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SK케미칼은 CMIT 등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박 씨 등 4명에 대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심사에 출석하면서 은폐 사실 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침묵했다.

또한 검찰은 SK케미칼이 1994년 첫 제품을 생산할 당시 원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실험 결과를 은폐한 정황을 포착, 당시 실험결과 보고서를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당시 SK케미칼은 첫 제품을 만들며 실험을 의뢰했고 원료 물질이 인체에 유독하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관련 자료를 고의로 은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및 이마트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도 SK케미칼 본사의 여러 부서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월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 중 인체에 유독한 것으로 알려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으로 살균제를 제조·납품한 업체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한편 검찰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애경산업의 내부 자료를 폐기 또는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 등도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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