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 앉은 사람)과 최선희 부상이 1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북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 앉은 사람)과 최선희 부상이 1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북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한이 미·북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향후 북한이 취할 행동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정권 차원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지난 1일 하노이 심야 긴급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 부상은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면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전면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미국은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면서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타협하거나 대화를 계속할 의향이 없다. 정치적 계산을 바꿀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2차 조⋅미(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공식성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최 부상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하노이 회담 결렬 책임을 넘기는 듯한 발언도 했다.

최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은 좀 더 대화할 용의가 있었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더이상 대화는 없다는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면서 "김정은이 하노이 회담의 '괴짜' 같은 협상 방식에 곤혹스러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적대감과 불신을 조성해 조⋅미(북⋅미) 최고 지도자 간 협상을 위한 건설적인 노력을 방해했고, 그 결과 정상회담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느라 바빠서 성과를 낼 진정한 의도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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