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노웅래-이인영 3파전… 친문 분화 ‘변수’
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노웅래-이인영 3파전… 친문 분화 ‘변수’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9-03-15 15:09
  • 승인 2019.03.15 17:26
  • 호수 1298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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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친문계 김태년·비주류 노웅래· 범친문 이인영 의원 간 ‘3파전’이 예상된다. 애초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김 의원과 지난 선거에서 석패한 후 일찌감치 비문 진영 표심에 공을 들여온 노 의원과 간의 ‘양자 대결’로 점쳐졌다. 그러나 최근 이 의원이 민평련계와 80년대 운동권 출신의 지원사격을 받고 출마 결심을 굳히면서 승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3파전이 펼쳐지게 됐다. 특히 이 의원이 출마 결심하게 된 데에는 유력 주자로 거론된 김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를 맡을 경우 당의 색깔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돼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까지 구도는 김태년 의원의 우세 속 이인영, 노웅래 의원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다만 ‘이해찬-김태년’ 체제에 막판 견제심리와 이 의원의 친문 표 잠식 등 막판 변수가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 몸집 불리는 이해찬에 당내 우려 심화... 이해찬계 vs 비문계 vs 부엉이계?
- “친문-비문 양자 대결에서 ‘신친문’ 이인영 가세… 결과 예단 힘들다”

 

오는 5월 실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는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의 ‘3파전’이 예상된다. 애초엔 ‘2파전’ 양상이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38표를 얻어 낙선한 노웅래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움직였다. 김태년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난 1월 그만뒀을 때 “원내대표 출마를 위한 것”이란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최근 이인영 의원까지 경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해찬-김태년 투톱?
“친문 색채 너무 강하다...”

현재까지는 당내 주류인 친문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태년 의원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친문인 김태년 의원이 정책위의장직을 무난하게 수행했기 때문에 유력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한 계파색으로 인해 야당에서 대화와 협상 파트너로서 거부감이 강하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야당에서 친문 색채가 강한 원내대표에 대해 ‘청와대 꼭두각시’가 아니냐고 우려하며 총선을 앞두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을 것이 자명하고 최악의 경우 협상은커녕 대화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친문계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싹쓸이하고, 청와대 출신 비서관, 행정관 출신 등 주요 친문 인사들이 당에 주요 보직으로 대거 복귀하거나 총선에 대거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뼈아프다.

지난 8일 개각으로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는 진영·박영선 두 의원은 이 모두 비문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비문 제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당내 요직을 친문이 싹쓸이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원내대표도 친문계가 가져가게 되면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 모두 친문계가 독식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총선을 앞두고 펼쳐질 이 대표의 공천 주도권 행사에 대한 당내 의원들 염려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 대표가 원내 1당 확보와 청와대의 레임덕 방지를 위한 청와대 인사 공천을 위해 ‘중진 물갈이’ 선봉에 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몸집 불리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이해찬계는 8.25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형성됐다. 당초에는 뚜렷한 인물이나 방향성이 없어 계파로 분류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 대표도 ‘자기정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 자기 중심의 새 계파가 형성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최근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제 사람 키우기’에 나서며 이해찬계가 두각을 나타내는 형세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의도적으로 ‘친위대’를 꾸린다는 풍문까지 나돈다. 원외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도 이 대표가 공을 들이는 인물로 평가된다.

유 이사장은 친노 ‘적통’으로 친노 좌장인 이 대표와 친분이 깊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유 이사장을 지난해 10월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불러들인 것도 이 대표다.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이 대표로 인해 친문계가 김 의원에게 표를 주기 망설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노웅래 의원은 ‘중립’·‘비주류’ 이미지가 강하다. 그동안 착실히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해 의원들과 깊이 있는 대화와 소통, 스킨십을 통해 보폭을 넓히고, 합리적인 중도 이미지를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지난해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책과 편지를 전하는 등 감성적인 접근을 통해 관심을 끈 바 있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38표라는 만만치 않은 표를 얻은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38표는 아주 ‘단단한 표’”라며 “비문에 확장성이 없는 의원들이 노 의원을 굳건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다크호스’ 이인영...
친문계 표 잠식 가능성

이렇듯 ‘주류 대 비주류’의 양강 구도 속 친문 독식에 대한 우려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신주류’인 이 의원의 등장은 선거 구도를 한층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86그룹(80년대 학번·1960년대생)’·‘더좋은미래’뿐 아니라 속칭 ‘부엉이’라 불리는 친문계 의원들 지지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친문계는 친이해찬계와 부엉이 모임으로 갈라섰다. 친이해찬계를 대표하는 것이 김 의원이고 부엉이계를 대표하는 것이 이 의원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부엉이 모임이 이인영 의원을 미는 것 같고, 그걸 또 부인하지 않는 것을 보니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미 지난 전당대회 때부터 범친문 그룹의 분열은 감지됐다. 전당대회 당시 김진표 후보를 지지했던 속칭 ‘부엉이 모임’ 의원들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이 의원을 지지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당내 사정을 잘 아는 민주당 한 의원은 6일 “김태년 의원은 아무래도 강력한 추진력이 있어 당 지도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김 의원에 대한 호불호가 있어 합리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인영 의원의 표심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선거 판세를 예측하는 분위기이지만, 원내대표 선거가 비공개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계파보다 각 후보에 대한 친분 등에 따라 예기치 못한 표심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결과를 예단하기란 섣부르다는 의견이 많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