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버닝썬 한국을 태웠다② ‘승리 쇼크’ YG 운명은?
[집중취재] 버닝썬 한국을 태웠다② ‘승리 쇼크’ YG 운명은?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9-03-15 16:33
  • 승인 2019.03.15 17:24
  • 호수 129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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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책임론’ 대두···시가총액 2000억 넘게 증발하기도
YG엔터테인먼트 사옥. [뉴시스]
YG엔터테인먼트 사옥.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YG 엔터테인먼트가 그룹 빅뱅 승리 리스크로 설립 23년 만에 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다. 클럽 버닝썬의 사내이사를 맡았던 승리(29이승현)가 온갖 구설에 오른 것이 도화선이 됐다.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승리가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되면서 YG는 직격타를 맞았다. 경찰은 버닝썬 사태가 촉발한 여러 의혹에 매머드급규모의 수사단을 꾸리고 이번 수사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승리, 빅뱅 데뷔 13년 만에 연예계 은퇴···가요계 “YG 전면 쇄신 필요

클럽 버닝썬사태가 촉발한 가수 승리, 정준영(30)씨 등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초대형 규모의 수사단을 꾸리고 끝장 수사에 나섰다. 이번 사건에 정예 경찰관 총 126명이 투입된 상태다.

앞서 정 씨는 지난 14일 오전 10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으며 15일 오전 78분경 조사를 받고 청사를 빠져나왔다.

경찰은 정 씨를 상대로 성관계 동영상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했는지 여부와 함께 이를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이하 카톡방)에 공유한 경위 등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단체 카톡방에서 오간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016년 당시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찍어 고소된 사건과 관련해 불거진 담당 경찰관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정 씨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 받은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류 정밀검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정 씨의 불법 촬영물 의혹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 대한 수사 중 포착됐다. 앞서 경찰은 승리가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하라고 지시한 의혹이 담긴 지난 201512월 카톡방 자료 일부를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저장된 채로 확보했다.

이 자료에서 경찰은 정 씨가 승리 등이 참여한 단체 카톡방에서 한 여성과 성관계하는 모습을 몰래 찍은 3초짜리 영상, 룸살롱에서 여성 종업원의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과 영상, 잠이 든 여성의 사진 등을 지인들에게 내보이며 자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2일 정 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했다. 정 씨는 지난 13일 새벽 사과문을 통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승리, 입영연기 신청 예정

해외 상습도박 의혹도

성접대 의혹을 받는 승리도 16시간에 걸친 밤샘 조사를 받고 오전 614분경 귀가했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고 지난 10일 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뒤 첫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승리는 오늘도 성실히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정식으로 병무청에 입영연기를 신청할 생각이라며 허락만 해주신다면 입영 날짜를 연기하고 마지막까지 조사받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5일 병무청은 홈페이지에 가수 승리 입영연기 관련 병무청의 입장입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병무청에서는 입영을 통지한 사람에 대해 직권으로 입영일자를 연기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다면서 그러나 본인이 정해진 일자에 입영이 곤란한 사유가 있어 입영일자 연기를 신청 할 수 있는 경우에는 병역법 시행령 제129조 제1항에 따라 연기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고로 수사 중인 이유로 입영일자 연기를 신청해 허가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원래대로라면 승리는 오는 25일 충남 논산의 신병훈련소로 입소해야 한다. 병무청장은 승리 입영 연기에 대해 신청이 들어오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승리와 같은 혐의로 입건된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는 오전 63분경, 정 씨와 승리 등 8명이 있던 단체 카톡방에서 ‘(유 씨가) 경찰총장과 문자하는 걸 봤다고 말한 김모씨도 오전 640분경 날을 넘겨 조사를 마쳤다.

이 밖에 승리의 해외 상습도박 및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14일 한 언론은 카톡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하며 승리의 라스베이거스 상습 도박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승리가 인도네시아 출국을 앞두고 해외 원정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도 함께 전했다.

이번 사건은 연예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강력한 충격을 안겼다. 여기서 연일 상황이 악화되는 곳이 있다. 바로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

YG 대응 방식 일방적

승리는 빅뱅 멤버들과 데뷔한 지 13년 만에 논란에 책임을 지겠다며 지난 11일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으나 YG 책임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소속 가수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여론 대응방식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빅뱅은 YG의 시작과도 같다. 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지드래곤(31)을 중심으로 한 아티스트형 아이돌 그룹을 표방, K팝 아이돌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다. 지드래곤, (32), 대성(30) 등 멤버들이 물의를 일으켜도 팬덤은 공고했고 YG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승리가 성접대를 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카카오톡 단체방의 대화가 공개됐을 때도 조작된 것이라며 승리를 두둔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가 승리를 겨냥하고,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YG1992년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로 가요계에 데뷔한 양현석(49) 대표 프로듀서가 1996현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했다.

한류를 대표하는 그룹이 된 빅뱅을 시작으로 ‘2NE1’,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등을 속속 키워내면서 대표적인 한류 기획사가 됐다. 특히 싸이가 YG에 몸 담았을 당시인 2012강남스타일의 글로벌 히트로 한때 시가총액 1조 원이 넘는 매머드급 엔터테인먼트사가 됐다. 타 기획사가 발굴해 데뷔 20주년을 넘긴 젝스키스를 영입해 가수 라인업의 스펙트럼을 넓히기도 했다. 강동원, 차승원, 최지우 등 톱배우들도 잇따라 영입하면서 배우 매니지먼트사로도 명성을 높였다.

YG는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대응 방식이 일방적이라는 평을 종종 들어왔다. 부정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간단한 입장 표명으로 사태를 무마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승리 건과 관련한 대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형 연예기획사의 위력을 과시하며 입막음하려 들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승리 논란 이래 YG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지난달 26일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보도되고 지난 12일까지 주가는 47500원에서 35900원으로 24.4%나 떨어졌다.

승리가 연예계 은퇴를 발표한 지난 11일에는 하루에만 14.10%가 떨어졌다. 지난달 26일 이후 YG의 시가총액은 8600억 원대에서 6500억 원대로 하락하며 20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이후 YG가 승리와 전속계약을 종료했다고 발표하면서 회복세를 타긴 했으나 엔터테인먼트 관련주 전체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YG의 다른 그룹 활약상도 기대 이하다. 승리를 제외한 네 멤버가 입대한 빅뱅의 공백기를 메워 준 위너아이콘의 효과는 유야무야돼 버렸다. 미국 진출의 청신호를 켠 블랙핑크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데뷔를 앞둔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 13’ 홍보 활동은 사실상 중단됐다.

YG가수 매니지먼트 회사로서 좀더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회사 모든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러한 약속이 공언(空言)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환골탈태에 가까운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가요계 관계자는 “YG 양현석 대표가 내부 시스템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 등 전면으로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또 다른 사태의 서막이 될까봐 두렵다면서 이번(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기획사들도 소속 가수와 본인들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