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투자사기 ‘모두아크라우드’ 실체 추적…치밀한 수법 드러나
1200억 투자사기 ‘모두아크라우드’ 실체 추적…치밀한 수법 드러나
  • 김은경 기자
  • 입력 2019-03-15 17:30
  • 승인 2019.03.15 18:08
  • 호수 1298
  • 3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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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 ‘다단계 사기’…업체 대표 해외 잠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핀테크 산업의 하나로 주목받으며 성장해 온 가상화폐 시장에 부실과 사기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투자 업체 모두아크라우드 대표 이모씨는 가상화폐를 앞세운 신종 다단계 방식을 통해 12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챙긴 뒤 잠적했다. 업체의 수법은 치밀했다. 원금 보장과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형태로 수많은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설명회를 개최하고 ‘K 스타 오디션’이라는 이름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 연예인 동원 및 ‘스타 발굴 오디션’으로 신뢰 확보 
최대 월 16% 고수익 보장…“업체 전화번호조차 몰랐다”

가상화폐를 앞세운 신종 다단계 업체 모두아크라우드 대표 이모씨가 본사 통장에 들어 있던 투자금을 모두 가상화폐로 바꿔 잠적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해자 제보가 속출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신규 투자자의 돈을 받아 기존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는 이른바 ‘폰지 사기’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폰지 사기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이 시스템 안에서 불어나는 돈을 현금화하려면 신규 투자자를 빠른 속도로 유입시켜야 한다. 추천인의 추천인 등 상위 ‘라인’에 있는 사람에게도 수당을 주는 것처럼 신규 가입을 촉진하는 형태로 구조를 짜놓는 식이다.

이런 유형의 업체들은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현혹한 뒤, 초기에는 실제로 약속한 수익을 나눠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킨다. 돈을 받은 투자자들이 업체를 믿고 주변 지인들에게 소개하면서 피해 범위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두아크라우드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수익 구조.
모두아크라우드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수익 구조.

 

실제로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적게는 주 2%에서 많게는 주 4%, 월 16%까지 수익을 약속했다. 피해자 A씨는 “한 달에 16% 이윤까지 보장한다고 장담했다. 실제로 초기에는 주 1.25% 수익금을 약 두 달 정도 지급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 잠적 소식을 듣고 손이 떨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신고부터 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하얘졌다. 대출을 받아 4000만 원을 투자했고, 주변에서도 2500만 원씩 투자했다. 주위 금액만 합쳐도 10억 가까이 된다. 지금 돌이켜보니 업체 전화번호조차 모른다. 후회스럽다. 집 근처 경찰서에 신고하고 증거를 모으고 있다”고 허탈한 심정을 전했다.

모두아크라우드는 사기 업체가 아니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대규모 투자 설명회와 행사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과 신뢰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9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암호화폐 거래를 선도하는 기업 모두아크라우드’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투자 설명회에는 약 5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유명 배우 D씨의 축사와 유명 가수와 아이돌그룹 공연도 이어졌다.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속아

지난 1월에는 ‘K 스타 오디션’이라는 이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대한민국에 경제 중심인 중소기업을 알리고 새로운 예비스타를 탄생시킨다는 취지였다. 이 행사는 업체가 언론에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해 여러 곳에서 기사화되기도 했다.

피해자 A씨는 “지금 생각해보니 터무니없는 고수익률과 연예인, 가수 등이 모두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였다. 당시에는 평소 좋은 이미지로 알려진 유명 연예인이 직접 나서서 축사까지 하니 사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대표 잠적 후 업체 측에서는 지난 6일 배당을 중단하고 긴급한 사태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금액만 전국적으로 120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 추산으로도 약 5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피해자들은 자체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잠적한 업체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향후 수사를 거쳐 해외로 잠적한 대표 이모씨에 대한 수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비대위 구성해 피해 수습 중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가 없는 투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나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월 10% 수준의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인 열풍에 편승해 이런 사기 행각을 벌이는 업체들이 많은데, 투자자들은 원금 보장, 고수익률 등을 보장하는 업체는 우선 의심부터 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유사투자자문업자의 근거 없는 허위·과장 수익률 광고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피해를 입은 경우 금감원이나 한국소비자원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