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박종진] ‘젠더’가 뭐기에?
[주간 박종진] ‘젠더’가 뭐기에?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9-03-15 20:08
  • 승인 2019.03.15 20:19
  • 호수 1296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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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0대 남성 지지율 급락 원인은 ‘역차별’?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42회가 지난 12일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이날 방송에는 박종진 앵커를 비롯해 은하선 작가, 성제준 정치시사 평론가, 개그맨 이혁재 등이 출연했다. 


文 정부, ‘여자 편’ 드는 정책 내세운다?… “역차별 큰 문제로 받아들여”
은하선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유의미하게 다뤄지고 있지 않아” 지적


‘주간 박종진’ 42회 방송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20대 남성 지지율이 급락하는 현상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 문제는 요즘 세간에 주목을 받는 ‘젠더(gender·생물학적 성이 아닌 사회적으로 규정된 사회적 성을 일컫는 말)’에 관한 논쟁으로 확대됐다. 

박 앵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지지율은 지난 1월 41%에서 지난달 35%로 6%p 감소했다. 20대 여성 지지율은 60%를 유지했다.

이 집계는 전국 19세 이상 6268명을 대상으로 유선을 통해 조사됐으며 이중 1002명이 응답했다.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 수준, 응답률은 16%로 드러났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 정부 20대 남성 지지율↓ 
모두 ‘동의’ 하지만 관점 달라


이처럼 문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경향과 지지율에 있어 20대 남녀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모든 패널이 동의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상이한 부분이 있었다. 

먼저 은 작가는 20대 여성의 지지율에 대해서는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점과 이를 ‘젠더 갈등’으로 단순화한 시각을 지적했다.

그는 “(문 정부에 대한 20대 남녀의 지지율이) 차이가 나는 것은 맞다”면서도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하락 원인 분석에서) ‘문재인 정부가 여자 편을 많이 들어서 남자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안에서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유의미하게 분석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이전에는 왜 높았으며, 최근 들어서는 왜 하락세를 타고 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며 “20대에서 여성과 남성을 이분해 ‘여성은 이렇고 남성은 저렇다’고 규정하기 때문에 저것(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을 젠더갈등으로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20대 남성이라고 해서 전부 반(反)페미니스트가 아니고, 또 20대 여성이라고 해서 모두 페미니스트는 아니다”라며 “그렇다면 왜 저렇게 (지지율이) 달라지는가(를 분석해야 한다)”라고 반문했다.

반면 성 평론가는 원인을 20대 남성층에서 보수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는 “프랑스 등 민주주의가 발전한 나라에서 20대 남성층은 보수보다는 진보 경향을 보인다”며 “대한민국과 일본 등의 국가에서만 20대 남성이 보수적인 색채를 띠는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에서) 여성은 63%가 (현 정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40~50%는 항상 긍정적인 상태로 유지돼 왔다”며 “20대 남성 중 보수층이 많아지는 현상에 대한 이유를 분석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정부가 여자 편 든
구체적인 정책 있느냐”


패널들 사이에서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권력’에 관한 이야기도 오갔다. 박 앵커는 “권력은 (과거에) 내 편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전 권력에 대해 부정하는 것이 습성이다”라며 “언론과 검찰 두 권력이 가장 중심이다. 사실 이 두 권력이 똑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선다”고 말했다.

박 앵커의 발언에 은 작가는 “권력 얘기를 하시는데, 페미니즘 등이 ‘내가 가진 권력은 무엇인가, 저 사람이 가진 권력은 무엇일까’를 이야기하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깨보자는 운동이다”라며 “(권력을 가졌다고 여겨지는) 20대 남성들은 왜 권력을 가지고도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지, 그렇다면 20대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얼마나 더 살기 힘든가 등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표명했다.

그러자 성 평론가는 “남성이 가지고 있는 권력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이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논의를 확장했다.
이에 대해 은 작가는 “여성이 가지고 있는 권력도 있다. 이것이 없다고 부정한 적은 없다”면서 “남자라고 해서 모두 다 권력을 지닌 것도 아니고, 여자라고 해서 권력이 하나도 없고 피해자라고만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20대 청년들의 지지율을 보고 남성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현 정부가) 여자 편만 드니 지지율이 내려갔다고 하는 것은 (문제를) 납작하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대 남성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대다수의 패널들이 ‘먹고사는 문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사회 분위기가 남녀 간의 갈등의 골을 깊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논지다.

박 앵커가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여자 편’을 든 구체적인 정책이 있느냐”고 묻자 은 작가는 “여자 편을 들었다고 (주장)한 정책으로는 (기업에서의) 여성할당제가 있다”고 답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8일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진 장관은 이날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여성경제와 양성평등을 주제로 정한 것 또한 미래사회의 성장 동력인 여성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여성 노동자와의 만남에서도 “여성의 인구가 50%를 넘어가고 저출산이라는 사회 변화 속에서 여성의 경제 능력자로서 역량 강화가 사회의 목표”라며 “그런 부분에 관한 노력들을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기업의 65% 정도가 여성 임원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기업 내에서 여성의 입지가 탄탄하지 않음을 입증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기업 299개사를 대상으로 ‘기업 내 여성임직원 비율’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 내 전체 여성 직원의 평균 비율은 35%로 나타났다. 여성 직원 비율 1위는 10%(24.4%)였으며 그 뒤로 20%(20.1%), 30%(17.1%), 50%(9.7%), 70%(7%), 80%(5.4%), 40%(5.4%)가 이어져 기업 내 남성 직원의 비율이 보다 높은 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 기업의 여성 임원 평균 비율은 10명 중 1명꼴인 12%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이 ‘아예 없다’는 기업도 64.5%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 장관은 추후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는 것을 막고자 지난달 18일 대기업에서 승진한 여성 의원들을 정부서울청사로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 “자발적인 (여성 임원) 비율제를 우선하려고 한다”며 “(여성 임원) 할당제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진 장관은 “임원의 성별 다양성은 변화하는 환경 아래에서 의사 결정의 폭을 넓히고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여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요소”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여성할당제는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되는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를 개선한다는 취지를 지니고 있으나, 20대 남성들이 이에 대해 경쟁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유리한 ‘역차별’이라 주장하며 들고 나선 것이다.

앞선 조사 결과에서 응답 기업의 과반이 넘는 52.8%는 ‘중요결정권자(임원)의 남녀 성비가 일정 수준 유지돼야 한다’고 답하며 그 비율은 5:5가 적절하다고 봤다. 하지만 강제적인 ‘여성임원 할당제’에 대해서는 54.8%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히는 상이한 태도를 보였다.

주간 박종진 패널들 역시 기업에 정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은 비슷했다. 여성할당제가 언급되자 박 앵커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 정책은) 시행되기가 힘들다”는 이혁재 씨의 답에 박 앵커는 “민간업체는 시행할 수가 없지”라고 수긍했다.

반면 은 작가는 “민간기업까지는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공기업 등에도 정부가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평등하게 살아온
여성들에게 반성·사과한다”


첨예한 주제인 ‘젠더’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나눈 패널들은 이후 각자 소감을 밝혔다. 먼저 이혁재 씨는 “나도 47세면 기성세대다. 대한민국 기성세대 남성 중 한 사람으로서 (여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여성들이 불평등하게 살아온 것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공이산이라는 말이 있다. 너무 하루아침에 무언가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남성들이 세대를 초월해 이해하고 공감하기 시작했으니 하나씩 바꿔 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입장을 전했다.

이에 은 작가는 “나는 이혁재 씨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옆에 있는 남성들을 데려와 조금씩 (이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성 평론가는 “젠더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여성이라는 전체로 묶어 은 작가님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은 작가를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마찬가지로 (현재 20대) 남성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역차별 등이다. 사회가 결과의 평등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사회 집단 속에서 한 개인으로 남는 것이 아닌 개개인으로서 존중받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박 앵커 역시 “젠더 이퀄리티(gender equality·성평등)도 그 방향으로 가게 돼 있고, 또 그게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라면서 “기회의 평등이 민주주의”라고 맞장구 쳤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