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대행진 코리아 조직위원회가 16일 개최한 임신중절 반대 집회에서 발언 중인 염수환 추기경. [뉴시스]
생명대행진 코리아 조직위원회가 16일 개최한 임신중절 반대 집회에서 발언 중인 염수환 추기경.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종교계가 16일 "태아도 생명"이라며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헌법재판소는 이르면 다음달 11일 낙태죄 위헌 여부를 결정한다.

현행법은 임신중절 수술을 한 여성과 의사를 처벌하고 있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생명대행진 코리아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700여명이 참여한 집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엄마! 내 심장이 뛰고 있어" "우리는 태아들의 변호사" "당신도 태아였다"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은 살인도구"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염수정 추기경은 "인간은 그 자체로 거룩한 존재다. 수용되는 첫 순간부터 인격적 존재로서 고귀하고 존엄하다"며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언제나 극히 부도덕한 행위이며 그 어떤 권위도 이를 합법적으로 권장하거나 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는 갓 생명을 시작한 무고한 아기를 직접적으로 죽이는 일이다. 아기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양육하는 모성을 죽게 하는 일"이라며 "잉태된 생명을 여성과 남성 모두의 동일한 책임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의 책임으로 여김으로써 건강한 출산과 양육을 돕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효 천주교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은 "태아는 산모와는 별개로 존중받아야 할 귀중한 생명"이라며 "태아의 의지와 무관하게 가해지는 낙태는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모자보건법이 하루빨리 폐지되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모자보건법은 ▲유전적 장애 ▲전염성 질환 ▲강간 또는 준강간 ▲산모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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