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행보, 중도층 공략에 한계 있다는 지적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을 '좌파 독재 정권'으로 규정하고 거침없는 대여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실정과 지지율 상승세에 자신감이 붙은 한국당이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모으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선 향후 중도층 외연 확장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좌파독재 저지 투쟁'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여 공세 수위를 연일 높여가고 있다. 황 대표 첫 지시로 만들어진 특위인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회'가 14일 출범했고 황 대표는 '문세먼지' '좌파 독재 정권 의회 장악 폭거' '(일부 좌파 정당들의) 단일화 쇼'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위헌"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말을 듣지 않게 해 달라"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문재인 정권을 공격했다. 

14일에는 문재인 정부가 한국당에 '친일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며 "해방 후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다"라고 말해 여권이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이런 한국당의 거친 대여 공세는 보수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후 지지율 상승세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등 당 안팎 요인들도 자신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남녀 1510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2.5%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32.3%를 기록했다. 이는 '5·18 망언' 논란이 확산했던 2월2주차(25.2%) 이후 7.1%p 오른 수치다. 1위인 민주당과의 격차도 4.9%p로 바짝 좁혔다. 

실제 강경 발언들은 지지층 결집에 일부 효과를 준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빗댄 연설을 한 이튿날(13일)에는 지지율이 32.4%로 상승했다. 특히 보수층 지지율은 11일 58.7%에서 13일 69.5%로 급등했다.

한국당은 이같은 여세를 더욱 몰아가기 위해 공세 고삐를 바짝 조일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인 4·3 보궐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지지층 다지기를 위해서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지지율 상승이 2차 북미회담 결렬 등 외부 요인과 문재인 정부 실정으로 인한 반사 효과에 따른 것으로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5·18 폄훼' 논란처럼 '극우 행보'와 자칫 불거질 수 있는 '막말' 논란이 태극기 세력 등 보수층 결집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중도층 공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강화된 '도로 친박당' 이미지도 지지율 상승세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이다.

내년 총선 승리에 이어 정권 탈환을 노리는 한국당에게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은 필연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4·3 보궐 선거 이후에는 한국당 지도부가 차츰 수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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