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뉴시스]
승리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버닝썬 사태’로 논란된 남성 그룹 빅뱅의 전 멤버인 승리(29·본명 이승현)와 불법 촬영 및 유포 등의 혐의를 지닌 가수 정준영(30)씨가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윤모 총경이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었다.

19일 수사 당국에 의하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윤 총경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승리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가 문을 연 라운지클럽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 수사상황을 유 씨 측 청탁을 받고 건네준 혐의를 갖는다. 몽키뮤지엄 사건의 수사상황 등을 윤 총경에게 전해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당시 강남경찰서 직원 2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이에 경찰은 윤 총경이 사건을 알아봐준 대가로 유 씨나 승리 측으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역시 현직 경찰 간부로서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일하고 있는 윤 총경 부인의 귀국 조치 가능성을 외교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톡방 인원 중 한 명이었던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가수 최종훈(29)씨는 지난 16일 경찰 조사에서 "말레이시아에서 K팝 공연을 할 때 (윤 총경 측에) 공연 티켓을 구해준 적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이 개업하기 이전인 2016년 7월 승리, 정 씨, 유 씨 등이 함께 있던 문제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옆에 업소가 우리 업소를 사진 찍어서 찔렀는데(제보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는 메시지가 제시됐다.

이에 대해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경찰총장'이란 직함으로 명명된 인물이 누군지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다.

'경찰총장'과 직접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전해진 유 씨는 지난 14일 경찰 조사에서 "경찰총장이란 사람은 총경급 인사"라고 밝히면서 이 인사가 윤 총경이라고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의하면 지난 15일 참고인 조사에 임한 윤 총경은 2017~2018년 유 대표와 골프·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윤 총경은 유 대표와 골프·식사를 모두 합해 한 자리 수 횟수 정도 만남을 가졌으며 식사비의 경우 자신이 계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대 출신 윤 총경은 1993년 입직해 서울 수서·강남경찰서에서 생활안전과장을 역임했다. 강남서에서는 2015년 생안과장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원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서울청 경무과장 등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경찰청 인사담당관으로 일했다.

경찰청은 지난 16일 윤 총경을 경찰청 경무담당관실로 대기발령 조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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