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해 인간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영혼을 깨우는 일을 하고 있는 필자는 한때 문화영성가라는 이름으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문화영성가라고 적힌 명함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었고, 이력서의 직업란에도 문화영성가로 적고 활동을 했었다.

어느 공공기관의 채용시험에 응모해 면접을 보는데 심사위원이 문화영성가라고 적힌 필자의 이력서를 보더니 “혹시 종교가 어떻게 되세요? 일본 종교 믿는 거 아니시죠?”라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지역에서 가장 특출난 엘리트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심사위원이 영성을 일본 종교와 연결시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영성이라고 하면 특정 종교를 떠올릴 만큼 영성에 대한 오해가 심하다. 물론 영성이란 말이 기독교나 가톨릭에서 자주 쓰이긴 하지만 특정 종교만을 위한 단어는 아니다. 영성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으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영성은 인간의 삶의 가장 높고 본질적인 부분이며 고귀하고 높고 선한 것을 추구하는 삶의 실재이다.

또한 인간의 내적인 자원의 총체로서 신체와 영혼, 마음을 통합하는 에너지, 존재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주관하게 하고 당면한 현실을 초월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등을 의미한다.’라고 나온다. 그러니까 영성은 인간의 가장 본래적이고 순수한 자아인 영혼과 교감하고 감응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성향을 말하는 것으로, 영성이 맑고 깊다는 것은 영혼과의 소통이 내밀하고 깊게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혼과의 소통이 깊어질 때 우리는 숭고한 사랑의 존재로 거듭나면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깨달게 되고, 자신만의 잠재력과 천재성을 최대치로 발휘하는 가운데 가치지향적인 삶을 살게 된다. 결국 영성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가장 높은 에너지이자 가장 큰 자신과 만나는 일로서 자신의 삶을 기쁨과 건강, 풍요로 이끄는 무한한 힘과 지혜, 창조성의 오아시스에 몸을 적시는 일이다.

우리 주위에는 충만한 영성을 바탕으로 사랑을 나누면서 기쁨과 풍요를 누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반면에 빈곤한 영성 속에서 탐욕을 추구하면서 영혼의 삶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 그리고 마약과 성추문을 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일부 연예인들이다.

37년 만에 광주에 나타나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사죄하기 보다는 도리어 신경질을 냈던 그의 모습에서 참담함을 느낀다. 또한 자신의 인기에 힘입어 여성들을 성의 노리개로 삼는 것은 물론 그녀들의 인권을 처참하게 유린한 몇몇 연예인들을 보면서 영혼 없는 사람들의 파렴치한 모습을 보게 된다.

어디 그들뿐인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의 대부분도 영혼 없는 사람들이 벌이는 악다구니다. 이제 근본적으로 성찰할 때가 됐다. 더 이상 따뜻한 가슴을 찾을 수 없는 이성과 감각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감성을 넘어 영혼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영성을 삶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특히 실타래처럼 꼬인 인생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삶의 모든 해답을 알고 있는 영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탐욕과 시기, 질투, 분노에서 벗어나 사랑의 고귀함과 거룩함을 찾고 싶다면 영혼의 그림자를 따라가야 한다.

내면의 탁월한 잠재력과 창조적 발상, 영감을 깨우고 싶다면 영혼의 울림을 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의미 있고 행복하며 풍요롭게 살 것인가를 찾고 싶다면 영혼의 품에 기대야 한다. 이제 영성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가슴에서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 찬란한 내면의 세계를 만나보자. 리베라소년합창단의 ‘아베마리아’를 들으며 영혼의 느낌을 체험하면서 자신이 숭고한 사랑이라는 것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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