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2일 "오늘 의원총회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도발에 의한 천안한 북침 등에 대해 북한 도발은 온데간데없고 쌍방 과실에 의한 충돌이라는 단어를 썼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정 장관은 대정부질문 때 '서해 수호의 날' 관련 질문에서 서해상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충돌이라고 답변했다"라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야 될 가장 첫 번째 책무인 국가안보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이 서해상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한 인식과 발언이었기 때문에 장관 해임건의안을 오늘 중으로 당에서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서해수호의 날을 아느냐"는 질문을 받자, "천안함 피격을 포함해 그동안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들을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백 의원이 "서해에서 일어난 일을 불미스러운 충돌로 다시 한 번 표현해라. 도발이냐 충돌이냐"고 묻자, 정 장관은 잠시 침묵한 후 "북한의 도발로 인한 충돌이 있었다"고 정정했다.

이에 앞서 정 장관은 '천안함 사건은 그냥 넘어가도 되느냐'는 윤상현 한국당 의원의 물음에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고 북한의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 장관이 서해교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북한의 '도발'이 아닌 '불미스러운 충돌'로 표현한 것을 놓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방부는 논란이 일자 대정부질문 다음날인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정 장관 발언 의미에 대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과 같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명백한 북한의 도발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고 안보 결의를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2016년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념식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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