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김원희 기자] 일요서울에는 매주 신문, 방송, 등에서 주요 이슈의 주역이 된 사람 또는 단체등을 선정해 베스트&워스트 피플로 소개한다. 이번 주 베스트 피플에는 일본 도쿄돔을 달군 일본 야구의 산 증인 스즈키 이치로와 워스트 피플로는 별장 성접대의혹의 한가운데 서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선정했다.

- 이치로MLB 데뷔 3년차 한시즌 210타격기계
- '특수강간죄적용시, 징역 5년 이상 중형

★ [베스트 피플] 일본 야구 살아 있는 전설이치로 MLB 은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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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의 살아 있는 전설스즈키 이치로(46·시애틀 매리너스) 선수가 은퇴 의사를 밝혔다. 321NHK와 교도통신, MLB닷컴 등에 따르면 이치로는 이날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앞서 소속 구단 측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3207년 만에 일본 야구의 심장도쿄돔에 선 이치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벌인 ‘2019 미 프로야구(MLB) 개막전(2연전)’9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4회 말 수비 때 교체된 이치로는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와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도쿄돔을 가득 채운 45787명의 관중은 변함없이 이치로!”를 외쳤다.

이날 도쿄돔 주변은 낮부터 인산인해였다. 공식 기념품 매장에선 이치로의 얼굴을 새긴 텀블러와 포스터, 티셔츠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번 개막 시리즈에 사전 등록한 일본 취재진만 1000명이 넘을 정도로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이치로는 일본인 타자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실시될 정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01년 신인상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던 이치로는 지난해까지 18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11, 3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이치로는 1992년 일본프로야구(NPB)에 데뷔해 9년간 뛰고 2001년 메이저리그(시애틀 매리너스)에 진출했다. 그해 신인왕과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를 휩쓸며 인상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다.

이치로는 지난해까지 미·일 통산 27시즌 동안 4367안타를 생산했다. 세계 프로야구 역사상 그보다 많은 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치로가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전망한다.

이치로의 안타는 인간보다는 기계에 가까운 그의 일과에 의해 만들어졌다. 오전 11시 일어나 국수와 구운 빵을 먹고, 경기 시작 4시간 전 야구장에 도착한다. 일정한 시각 스트레칭·배팅 연습을 하는 그는 이날도 오후 230분쯤 야구장에 도착해 실내 훈련장에서 몸을 풀었다. 시즌 중 구단주 특보 역할을 맡았던 지난해에도 이 루틴은 철저히 지켰다고 한다.

이치로는 위궤양을 앓았던 2009년을 제외하곤 체중 79을 유지한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실력뿐만 아니라 선수로서의 자세까지 이치로를 보고 배웠다고 했다.

이치로는 자신의 등번호 ‘51’처럼 51세까지 현역으로 뛰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이제 그 끝이 보인다. 수년간 부진했던 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080(25타수 2안타)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젊은 선수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한 매리너스는 이치로를 개막 시리즈가 끝나면 이치로는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 내 전설의 야구선수이치로는 아름다운 은퇴를 선택했다.

☆ [워스트 피플] 두 차례 무혐의에서 특수강간죄혐의 김학의 전 차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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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의혹에 관해 사실상 재수사 지침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318일 김 전 차관 사건과 함께 장자연·버닝썬 사건을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고,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들이 고의적 부실수사를 하거나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진실 규명을 가로막고 비호·은폐한 정황이 보인다는 것이라며 검찰과 경찰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진실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검찰의 재수사로 김 전 차관의 입장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는 대검 진상조사단의 진상 규명 작업과 동시에 범죄사실이 드러나면 신속하게 수사로 전환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검 진상조사단이 과거 검찰에서 두 차례 무혐의 처분했던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증거나 범죄 혐의점을 발견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검찰은 201311, 이른바 1차 수사 당시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성접대 상습 강요 혐의 등에 대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나 촬영 날짜와 같은 범죄 일시 등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고, 동영상 속 성관계 장면도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성폭행 정황을 확인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는 게 당시 수사팀 입장이다. 당시 검찰시민위원회 소속 위원 11명 전원도 같은 결론을 냈다.

이후 한 여성이 동영상 속 성관계 당사자가 본인이라고 밝히고 김 전 차관을 고소하면서 사건은 또다시 불거졌지만, 검찰은 20151월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동영상 속 등장인물이 고소인이자 이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으로 특정하기 어렵고, 해당 여성임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동영상의 촬영 시기가 분명하지 않고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대검 진상조사단으로서는 두 번 연속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 결론을 뒤엎기 위해서는 단순한 동영상 속 등장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는 확인을 넘어 당시 폭행, 협박 등 성폭행(특수강간)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단서나 정황이 필요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특수강간죄란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합동해 강간죄를 범한 경우를 말한다. 경찰은 20137월 특수강간 혐의로 김 전 차관을 검찰에 송치했다. 특수강간죄는 20071221일을 기점으로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됐기 때문에 이후 범죄에 대해선 수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김 전 차관 사건의 공소시효는 마지막 범죄 시점으로 추정되는 2009년부터 적용할 경우 2024년에 만료되므로 아직 5년이 남았다. 알선수뢰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성접대 사건이라면 공소시효는 이미 만료됐다.

처벌의 수위도 다르다. 성접대 사건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되지만 특수강간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징역 5년 이상의 무거운 형이 내려진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무기징역도 가능하다. 본격적으로 김학의 특수강간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시점인 것이다.

한편 이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관련 재수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김 전 차관의 혐의 입증은 물론, 별개로 당시 수사당국의 부실 수사나 사회 고위층 연루 의혹이 밝혀질 가능성 때문이다. 진상조사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 고위간부와 유력 정치인, 기업 대표 등이 부당한 청탁과 함께 성상납 등 향응을 수수했는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현직 군 장성들이 논란이 불거진 별장을 드나들었다는 국군 기무사령부의 첩보문건에 대한 확인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진상규명의 최종 책임은 수사기관인 검찰이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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