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본사 서로 다른 대응에 혼란만 가중

요기요 반값 할인 이벤트 광고.
요기요 반값 할인 이벤트 광고.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생활형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최근에는 단순히 돈을 훔치는 행위에서 지위를 사칭하거나 특정한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는 등의 수법도 등장했다. 지능화된 범죄에 따른 피해자도 늘고 있다. 일요서울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 유형에 대해 알아보고 대응책도 함께 제시한다. 이번 호는 ‘요기요 반값 이벤트에 뒤따른 고객 불만 폭주’에 대해 알아본다.

이벤트 제외 매장 안내 없어…오지도 않은 치킨은 ‘배달완료’
골목상권 침해 우려에 사측 “다양한 상생 프로모션 진행 중”

음식배달 플랫폼 업체 요기요가 최근 진행한 ‘반값 이벤트’에 대한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요기요 회원 전원’이나 ‘반값’ 등 큰 글씨로 적힌 광고 문구에 비해 유의 사항 안내 및 이벤트 관련 공지가 부족해 고객 혼란이 뒤따랐다는 지적이다. 사후 대처도 미흡했다. 고객센터를 통해 이의를 제기한 고객에게만 즉각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환불 조치를 취하는 등 ‘오락가락’ 정책을 펼쳤다. 골목상권 침해 우려도 제기됐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치킨집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요기요 측에 수수료를 내는 광고주임에도 불구하고 이벤트에서 배제돼 매출에 직격타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요기요는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인기 프랜차이즈를 반값에 제공하는 ‘빅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직장인 A씨(37)는 이벤트 기간인 지난달 26일 요기요 앱을 통해 치킨을 주문했다. 하지만 앱을 통해 주문을 마치고 나서도 요기요 앱 기능 중 하나인 ‘요기서결제’ 또는 ‘요기서1초결제’ 사용 시에만 할인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배달된 치킨을 받아든 A씨는 배달원의 “현금 결제는 쿠폰 적용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황당한 마음에 요기요 고객센터 측에 문의를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유의사항에 앱 사용 기능을 사용해야 할인된다고 명시하고 있어 현금 할인 진행을 할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하지만 A씨가 본사에 문의하자 전혀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본사 측은 “현금 결제 문제로 고객 불만이 생기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유의사항에는 명시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착오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 때문에 현금결제 시 할인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결국 A씨는 쿠폰 적용을 받았지만, A씨처럼 현금결제를 한 뒤 할인을 적용받지 못해 고객센터에만 문의를 한 경우 제값을 모두 현금으로 치르고 치킨을 사 먹은 셈이 된다.

이벤트 매장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쿠폰 받아주는 매장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하는 고객들도 속출했다. 요기요가 유의사항을 통해 ‘일부 매장을 제외한 전 매장’에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안내했으나, 구체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 매장이 어디인지는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대학생 B씨(23)는 “치킨 반값 쿠폰을 다운받은 뒤 이벤트 진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거주지 인근 매장에 전화를 걸었으나 몇 시간 동안 ‘서비스 준비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수차례 시도 후 다른 매장을 통해 겨우 주문을 마쳤으나 이번에는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치킨이 배달되지 않았다. 요기요 앱 상에는 ‘배달완료’라고 떠 있었다. B씨는 “상품권이나 기프티콘을 사용할 때는 ‘사용 불가’ 매장이 적혀 있는데, 그런 안내가 없어서 쿠폰을 받아놓고도 쓸 수 있는지 여기저기 확인을 해야 했다. 이벤트 날이라 바쁜 것은 이해하지만, 치킨이 오지도 않았는데 ‘배달완료’라는 문구는 좀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벤트가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개인 치킨집을 운영하는 주변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점주 C씨(58)는 “프랜차이즈 매장들은 본사에서 이벤트 비용을 지원받아 매출이 잘 나왔을지 모르지만, 반대로 나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은 이벤트 기간 내내 매출이 폭락해 손해를 봐야 했다”며 “요기요 측에 수수료를 내는 광고주인데 요기요 때문에 장사가 더 안 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앱 접속이 지연되면서 고객 불편도 뒤따랐다. 이벤트 첫 날인 지난달 15일에는 앱 접속이 폭주하면서 주문이 원활하지 않았다.

브랜드 아닌 자영업자 매출 ‘직격타’

이에 요기요는 ‘고객님, 현재 주문량이 폭주해 간헐적으로 요기요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오며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매일 매일 즐거운 주문 요기요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현금 결제 시 할인 쿠폰 적용 정책과 관련해 요기요 관계자는 “고객센터에서 해당 고객에게 오해가 생길 수 있도록 안내한 부분이 있다”며 “이벤트 하단에 현금 결제라고 크게 적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는 (현금 결제 시)할인 쿠폰 적용이 안 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접속 지연 등 이벤트 기간에 불편이 있었기 때문에 불만을 접수한 고객들에게 사죄의 의미로 쿠폰을 지급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 매장을 공지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개별 매장 고지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을 맺고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포스(POS·판매관리) 연동 사항 때문에 결제 시 할인 쿠폰 적용이 불가능한 매장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골목상권 침해 우려와 관련해 요기요 관계자는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부 매장의 경우 주문이 줄었을 수 있지만, 앱 신규 가입자도 늘었고 전체적으로는 적은 수치이나 오히려 주문량이 증가했다”며 “‘타임할인 이벤트’ 등 개인 사장님들도 참여할 수 있는 ‘상생’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발생한 앱 접속 지연과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서버 복구와 보완 작업,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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