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1월 25일 승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경찰복 사진'(왼쪽 위), 윤모 총경의 제복 사진(오른쪽 위), 승리가 입은 제복의 명찰 위치 변경(위 해상도 복원 전, 아래 해상도 복원 후), 윤 총경의 명찰(오른쪽 아래).
지난 2014년 11월 25일 승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경찰복 사진'(왼쪽 위), 윤모 총경의 제복 사진(오른쪽 위), 승리가 입은 제복의 명찰 위치 변경(위 해상도 복원 전, 아래 해상도 복원 후), 윤 총경의 명찰(오른쪽 아래).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일요서울은 지난 20141125일 가수 승리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일명 경찰복 사진과 관련해 가수 정준영, 최종훈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거론된 윤모 총경의 제복을 입었을 것이라는 여론의 반응을 일요서울i 318일자 2014년 경찰복 입고 사진 찍은 승리윤 총경 제복일 것의혹 확산이라는 단독 보도를 통해 세간에 알린 바 있다.

보도의 핵심은 윤 총경이 승리를 알게 된 시점이 2016년경이라고 했지만, 만약 승리 경찰복 사진에 등장한 경찰제복이 윤 총경의 옷이라면 승리-윤 총경의 관계가 그 이전부터 유착됐을 수 있다는 의혹 제기이다.

의혹 보도 이후 윤 총경은 조선일보와의 문자 대화를 통해 당시 승리를 알지도 못했다고 부인하고 승리 측 변호인은 핼러윈 파티 때 대여업체에서 빌려 입은 옷이라고 밝혔지만 풀리지 않은 의문점이 많은 상황이다.

승리는 지난 2014912일 자신의 포르쉐 911 Turbo S 차량을 몰고 강변북로를 달리다 앞서 가던 벤츠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승리는 음주운전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후 1125일 승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충성이라는 글과 함께 경찰제복을 입은 뒤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승리는 음주운전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 경찰복 사진을 SNS에 올린 것을 두고 누리꾼들은 승리,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세상. 그 중심에 있는 인물. 블랙박스에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도 구속이나 벌금 없이 저리 신나게 경찰제복을 입고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사진인 듯등의 반응을 보였다.

승리 측 변호인의 해명처럼 핼러윈 파티 때 대여업체에서 빌려 입은 옷이라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경찰 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범죄 처벌 대상 외에는 여러 의혹이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변수가 나온다면 의혹은 크게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의혹 1. ‘경찰복 사진최근에 삭제했나

복수 매체는 지난 18일 오전부터 승리의 경찰복 사진이 인스타그램에서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윤 총경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돌연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보도였다. 일부 매체에서는 승리가 버닝썬 사태이후 1600개가 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 중 경찰복 사진을 지난 18일 오전 돌연 삭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리 측 변호인은 “(경찰복) 사진은 SNS에 올린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지웠다고 해명했다. 승리 측 변호인의 말대로 경찰복 사진은 지난 20141125일 이후 얼마 안 된 시점에 삭제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승리가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내린 탓에 경찰복 사진을 게재했던 휴대전화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삭제된 시점을 명확하게 알아내기 어려웠다. 또 언론이 최근 승리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고 버닝썬-경찰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목됐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의혹 2. 핼러윈 파티를 위한 대여복일까

승리 측 변호인이 해명했지만 누리꾼들의 비판적 시각은 여전하다. 경찰복 사진 속 승리가 입은 제복은 일반적인 코스프레 의상과는 달리, 계급장, 약장이 모두 부착돼 있어 실제 정복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2014년에는 핼러윈 데이 한 주 전인 1025일부터 31일까지 전국 클럽에서 핼러윈 파티가 열린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승리가 파티를 위해 경찰복을 대여했다면, 최소 25일이나 지난 시점에 인증 사진을 게재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의문이라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의혹 3. 윤 총경의 제복이 아니라면?

윤 총경은 지난 18일 오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14년에는 승리를 알지도 못했고, 빅뱅이라는 그룹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같은 날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한 고성국 객원해설위원은 경찰복 사진 논란과 관련해 국과수에 의뢰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알고 있기로는 국과수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국과수는) 그냥 과속으로 지나가는 차의 사이드 미러에 잠깐 비친 흔적으로도 그 차에 누가 타고 있었는지를 다 복원해낸다. 그 정도의 디지털 분석 기술을 우리 국과수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 이름표가 어떤 이름이 쓰여 있는지를 분석하는 건, 국과수 실력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이런 걸 가지고 우리끼리 설왕설래할 이유는 없다. 수사하거나 조사하면 된다고 밝혔다.

윤 총경의 소유일 것이라는 누리꾼들의 추정이 잇따른 만큼, 이는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만약 윤 총경의 제복이 아니라면 어떠할까. 또 핼러윈 파티를 위해 대여한 제복이 아니라면 어떠할까. 그렇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최근 승리유리홀딩스 유모 전 대표-윤 총경의 유착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유착 대상들이 어느 정도 추려졌기 때문에 신속정확한 수사만 이뤄진다면 관련 의혹을 밝혀낼 수 있다.

그러나 윤 총경의 제복이 아니고, 대여한 코스프레 의상도 아니라면 또 다른 경찰이 유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승리가 과거 과속으로 종결된 교통사고 이후 인스타그램에 경찰복 사진을 올려 음주운전과 부실수사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은 경찰복 사진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승리 측의 주장을 토대로 대여업체를 파악 중이라고 수사 진행 상황을 공식적으로 알린 상태다. 경찰복 사진은 경찰 유착 의혹의 고리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경찰의 수사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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