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색채를 더 강하게 입힌 인사’

헌법재판관 [뉴시스]
헌법재판관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헌법재판관 후임 지명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로 문형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현 정권 들어 이선애 재판관을 제외한 8명이 바뀌었다. 이들 대부분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출신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헌재에 진보 색채를 더 강하게 입힌 인사’라는 평을 내놨다.

 

다음달 조용호·서기석 퇴임… 현 정부에서 재판관 8명 교체

진보성향 판사촥 헌재 판결 편향성 우려, 사회 갈등 키울수도

 

법조계에선 이번 인사와 관련 자연스럽게 재판관들 성향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전 정권은 너무 보수인사여서 문제였지만 이번 인사는 너무 진보 성향에 치우쳤다는 평이다.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헌재 판결의 편향성이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키우는 경우가 생겨 사회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한법재판관은 일반 사건이 아닌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사건을 많이 다루는 만큼 그 영향력이 더욱더 크다.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문형배 판사

 

문형배 후보자는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8기 사법연수원 출신인 그는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판사로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도 이 연구회 소속이다. 

과거 부산지법 판사, 부산고법 판사를 역임했다. 이어 창원지법 부장판사, 부산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를 지낸 후 현재까지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김 대변인은 문 후보자에 대해 “27년 법관 재임 기간 동안 부산, 경남 지역에서 재판 업무만을 담당한 정통 지역법관”이라며 “우수 법관으로 수회 선정되는 등 인품과 실력에 대해 두루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대법관 후보, 대법원 헌법재판관후보추천위원회의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됐다”고 밝혔다. 

또 “문 후보자는 평소 ‘힘없고 억울한 사람이 기댈 수 있는 곳이 법원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금권선거사범이나 뇌물 등 부정부패사범에 대해서는 엄벌하고, 노동사건, 아동학대, 가정폭력 사건 등에서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재판을 하며 사법 독립과 인권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 온 법관으로,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재판관의 임무를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이미선 후보자는 부산에서 학산여고를 나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6기 사법연수원 출신인 그는 서울지법 판사, 청주지법 판사, 수원지법 판사, 대전고법 판사를 지냈다. 이어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수원지법 부장판사 그리고 현재까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이 후보자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김 대변인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5년간 근무하는 등 우수한 사건 분석 능력과 깊은 법률 이해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법관”이라고 했다. 

또 “법원 재판연구관 시절부터 꾸준히 노동법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며 노동자의 법적 보호 강화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뛰어난 실력과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높은 신망을 받는 법조 경력 22년의 40대 여성 법관”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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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6명 대법 5명 

절반 이상 진보 성향 판사

 

김 대변인은 “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기 위해 성별, 연령, 지역 등을 두루 고려해 두 분의 헌법재판관 후보를 지명했다”고 했다.

현재 헌법재판소 판사들을 분류해 보면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문형배 후보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으로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후보자가 있다. 진보성향인 민변 출신으로는 이석태 재판관이 있다. 

문 후보자와 이 후보자가 임명된다고 가정할 경우 9명의 재판관 중 5명이 우리법·국제법·민변 출신이다. 여기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은애 판사까지 포함한다면 진보 내지 친정부 성향 재판관은 6명이다.

대법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총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우리법·국제법·민변출신이다. 특히 김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법인권연구회 두 곳 모두에서 회장을 지냈다.

한편 오는 4월 19일 퇴임하는 조용호 서기석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두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법재판관(소장 포함) 총 9명이 모두 문재인정부 들어 임명된 재판관이 된다. 

특히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전효숙·이정미 전 재판관, 이선애·이은애 재판관에 이어 역대 5번째 여성 재판관이 된다. 1988년 헌재 출법 이후 처음으로 여성 재판관 3명이 동시에 재직하게 된다. 

이 후보자는 이 전 재판관에 이어 임명 당시 기준 최연소(49세)로, 현재 헌재에서 가장 기수가 낮은 이영진·김기영 재판관(22기)보다 네 기수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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