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앞에서 익명의 여성들이 모여 '장자연 리스트 진상 규명 집회'를 열고 "장자연씨의 죽음을 비롯한 정재계 성폭력 사건들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뉴시스]
24일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앞에서 익명의 여성들이 모여 '장자연 리스트 진상 규명 집회'를 열고 "장자연씨의 죽음을 비롯한 정재계 성폭력 사건들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거리에 여성들이 모여 '정재계 성폭력 사건'의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24일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앞에서 익명의 여성들이 모여 '장자연 리스트 진상 규명 집회'를 열고 "장자연 씨의 죽음을 비롯한 정재계 성폭력 사건들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날 여성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및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집회를 기획했으며 주최 측 추산인원은 2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집회는 고 장자연 씨에 대한 추모로 시작됐다. 묵념을 마친 뒤 사회자는 "정부에서 장자연 씨 사망과 관련한 수사를 2개월 연장한다고 하나 실제 제대로 진상을 규명할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의 증언이 여성을 살린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 시간이 이어졌다.

A씨는 "재수사를 통해 가해자에 책임지게 하지 않는다면 구조적 폭력은 대물림 될 것"이라면서 "더 이상 눈뜨고 보고 있지 않겠다. 가해자를 재조사할 때까지 사법부를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더 이상 이 사건을 덮으면 안 된다. 진실이 세상에 나왔을 때 이 기회 놓치면 안 된다"면서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넘어가려는 가해자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한 사건에 대한 종결을 넘어 여성 성폭력을 없애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장 씨가 지난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및 성 접대를 강요받고 욕설,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촉발됐다.

리스트에는 재벌그룹 총수, 방송사 프로듀서, 언론사 경영진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수사기관 조사를 통해 장씨 소속사 대표만 처벌이 이뤄지면서 진상이 은폐됐다는 의혹이 이어져 왔다.

이후 법무부·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사건을 재조사 대상 중 하나로 정했지만 활동 만료 기간인 이달 31일까지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학의·장자연 의혹 사건' 조사를 위해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두 달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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