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민은정 / 출판사 리더스북]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귀에 꽂혀 듣는 순간 소비 욕구를 키우는 브랜드 명이 존재한다. 카누, 티오피, 오피러스, 서울스퀘어, 뮤지엄 산, 평창동계올림픽 슬로건처럼 제품이나 장소명, 행사명이 똑부러지게 떨어지면 대중의 입에 붙어 오래도록 남는 브랜드명으로 탈바꿈 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끝까지 고민하는 부분이 이름인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아무리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똑떨어지는 명칭으로 불리지 않으면 빅소비 시장을 이끌기 어렵다. 뛰어난 감성과 디자인을 입힌 제품명은 곧 기업의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요한 브랜드 이름부터 슬로건, 콘셉트, 스토리 등 브랜드를 구성하는 모든 언어 콘텐츠를 다루는 전문가를 ‘브랜드 버벌리스트’라고 한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브랜드 버벌리스트인 민은정 전무는 지난 25년간 다양한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다.

민 전무의 신간 ‘브랜드; 짓다’에서 직접 진행했던 브랜드 사례를 통해 대중에게 똑 떨어지는 브랜드 언어 전략을 들려준다. 차별화된 콘셉트 잡는 법을 비롯해 귀에 꽂히는 브랜드 이름과 슬로건 짓는 법, 인상적인 스토리와 메시지 개발하는 노하우 등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었던 독보적인 브랜드 인사이트를 노하우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브랜드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이름이 붙여지는 그 순간’이라고 믿는다. 브랜드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 브랜드 이름을 짓고 서사를 만들어주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매력적인 ‘운명의 순간’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이를 통해 브랜딩에 대한 통찰을 나누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총 네부분으로 나뉘어진 책에서는 감각의 프레임을 열어주는 브랜드부터 존재를 새롭게 정의하는 브랜드의 힘을 대중에게 어필한다. 어떻게 불리냐가 가치를 만든다고 강조하면서 경험의 연속선 상에서 경험의 리니지를 최고치로 끌여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진실하고 담백한 울림으로 브랜드가 네이밍될 때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저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 번째 장에서 언급된 시대의 정서를 대변하는 브랜드로서 여러 가지 사례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다. 이 부분에서는 철학과 취향에 중점을 두되 과거에서 시작해 먼 미래까지 연력할 수 있는 연속성을 가지고 네이밍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상품과 브랜드가 언어로 언급되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브랜드에서 아들의 브랜드로 이어진 ‘이제우린'을 예로 들기도 하고 자원봉사와 브랜드가 언어로 표출되는 과정에서 브랜드 네이밍된 ‘월드 프렌즈 코리아’를 설명하기도 했다. 더불어 ‘루원시티’나 ‘에피그램’, ‘서울스퀘어’가 나온 배경을 책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브랜드는 지금의 맥락을 읽어 비맥락시대에서 맥락을 집어 줄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브랜드의 세계관을 세우는 과정에서 브랜드 네이밍된 기업의 제품을 설명하기도 했다. 니즈와 규제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반영한 의약품명을 예로 들기도 했고 관계맺기의 시작으로 중국어 브랜딩을 이룬 브랜드가 나오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저자는 25년 동안 다양한 기업들과 수백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많은 히트 브랜드를 발굴해 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슬로건 ‘PASSION.CONNECTED. 하나된 열정’과 대한민국 관광 브랜드 ‘IMAGINE YOUR KOREA’를 비롯해 카누, 티오피, 오피러스, 로체, 알페온, 뮤지엄산, 리엔, 코나, 아난티, 자연은, 굿베이스 등의 네이밍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