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조건부 보석으로 석방된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지난 22일 법원의 허락을 받고 병원 진료를 받으러 거주지 밖으로 나온 것이 확인됐다. 보석 석방 후 이 전 대통령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한 외출 외 자택 밖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지난 22일 이 전 대통령의 보석조건 변경을 허용하고 주거 및 외출제한을 일시 허용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병원이나 어디를 가든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허락을 받고 병원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에 “의료기관에서 진단 받은 병명만 수면무호흡증, 당뇨병 등 9개로 건강이 심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보석 석방을 요구했었다.

이 전 대통령은 기존에 진료를 받아오던 서울대병원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보석을 요청하며 ‘제한된 주거지’에 서울대병원도 포함해달라고 했지만, 재판부는 “병보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지난 6일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하며 ▲보증금 10억원 납입 ▲주거지를 논현동 자택으로 제한 ▲피고인 배우자와 직계혈족, 혈족배우자, 변호인 이외의 접견 및 통신 제한(이메일, SNS 포함) ▲매주 화요일 오후 2시까지 지난주의 시간활동내역 보고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이 전 대통령은 조건을 수용하며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가사도우미, 운전기사 등과 접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추가 접견을 요청했다. 단지 예배를 위해 목사 등에 대한 접견 허가는 아직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이 요청한 명단 중 허가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운전기사, 경호인력, 수행비서에 대해서는 접견 및 통신금지 해제 결정을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15차 공판은 오는 27일 열릴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이 보석 허가 이후 5번째 법정에 출석하는 날이다. 이날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외 2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992부터 2007년,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 원을 조성(횡령)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 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16개 혐의로 지난 3월22일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7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 원, 추징금 82억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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