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주식시장의 ‘핵’으로 떠오르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재현 회장 단독체제 구축을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CJ그룹 지주회사 전환은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총괄 부회장과 동생 이재환 CJ 경영기획실 상무를 경영에서 배제하는 한편, 지주회사 지분을 독식, 손쉽게 계열사를 장악하고 이재현 회장 아들인 선호(17)군 후계체제 승계를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CJ그룹은 비상장 계열사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비상장사에 대한 직접 투자로 상장 후 막대한 차익을 누리고 경영권과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해 지배구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현 회장 독주체제

CJ그룹은 지난 4월 CJ홈쇼핑의 지주회사 전환에 이어 최근 그룹의 핵심 축인 CJ(주)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대열에 합류했다.

금융감독원 CJ(주)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CJ그룹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최다인 131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기업집단이지만 지배구조는 의외로 간단하다.

그룹오너인 이재현 회장은 CJ(주) 보통주 19.72%, 부인 김교숙씨 0.05%, 딸 경후씨 0.98%를 보유하고 있고 CJ(주)가 다시 상장 및 비상장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는 지배주주다.

CJ(주)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중 CJ미디어, CJ홈쇼핑 등 일부 회사는 다시 연관된 사업을 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소규모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결국 이재현 회장 → CJ(주) → 소규모 지주계열회사 → 계열회사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CJ그룹 형제들 중 이 회장을 제외한 누나 이미경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CJ미디어 지분만 1.32%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생 이재환 상무는 CJ 경영기획실 상무와 CJ CGV 광고대행사인 (주)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명함만 가지고 있을 뿐 두 사람 모두 실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CJ(주)의 지분은 전혀 없다.

이러한 지분구도를 감안할 때 CJ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으로 이재현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은 이 회장의 후계 승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그룹내·외에서 점차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들 경영승계 전면 부각

CJ그룹이 지난 2월 흡수합병 한 엠넷미디어(주)의 최대주주는 33.25%를 가진 CJ(주)와 15.07%를 가진 CJ미디어(주)가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자로 되어 있다.

CJ미디어(주)는 지난해 말 유상증자에서 오너인 이 회장의 아들 선호군이 참여하면서 그룹 지배구조에 공식 데뷔한 기업이다.

현재 선호군이 6.11%의 지분을 보유해 CJ(주)에 이은 2대주주다.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은 CJ미디어 지분 1.32%를 보유한 4대주주다.

반면 이미경 부회장의 핵심 관할인 CJ엔터테인먼트가 CJ(주)로 편입되면서 선호군이 이 부회장보다 많은 CJ미디어 주식을 가져 이 부회장의 존재 가치가 불명확해졌으며 향후 후계구도가 선호군 중심으로 굳혀질 수 있다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증권사 대형화에 너도나도 뛰어들다

최근 증권가는 증시 활황과 자본시장 통합법 수혜에 따른 기대감과 증권사들 사이에 인수합병(M&A) 루머가 확산되고 있어 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달 우리투자증권이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해 업계를 긴장시키더니, 지난 11일엔 농협이 NH투자증권의 대형화를 위해 M&A에 나설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그리고 하루 만인 12일에는 서울증권도 추가 M&A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M&A 폭풍이 증권업계 전반을 휩쓸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편 국내 5대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동아시아 금융시장의 경쟁자인 일본의 5대 증권사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4조4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은행부문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일부 해외에 진출하며 주식위탁매매 중심의 저수익 구조에서 고수익구조로 전환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 자기자본 규모는 5조원이라고 증권연구원은 밝히고 있다. 매물 가능성이 제기되는 증권사 가운데 최고 대어는 단연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다.

증권가에서는 꾸준히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대상 증권사로 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4년 내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SK증권과 CJ투자증권을 비롯해 하나·부국·한양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SK증권과 CJ투자증권의 경우 지주회사 오너들이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한 대한투자증권을 갖고 있는 하나금융그룹 입장에서는 하나증권을 굳이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양증권은 창업주인 김연준 한양대 이사장이 지분을 아들인 김종량 한양대 총장에게 넘긴 뒤로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불거져 나오고 있다.

대형사 중에서는 대신증권과 현대증권이 적대적 M&A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상장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교보증권을 매각할 것으로 보여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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