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주회사 전환
지난 주 SK그룹은 SK㈜를 중심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회사를 순수지주회사(가칭 SK홀딩스)와 사업자회사(가칭 SK에너지화학)로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선언했다. SK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소버린 사태’를 불러온 취약한 지배력 개선과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 및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지주회사의 길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보인다. SK그룹이 지주회사 행위의 제한 요건 충족 기한인 2009년 6월까지 지배기반을 견고히 하면서 순환출자구도의 실타래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SK㈜는 기존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가 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단순한 구조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체제 전환에 따라 지주회사는 SK에너지화학,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 E&S, SKC, SK해운, K-POWER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린다.

자회사는 각기 사업 분야가 유사한 SK인천정유, 대한송유관공사, 텔링크, 텔레시스, SK가스 등 27개 회사를 손자회사로 두게 된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과 사촌인 최창원 부회장이 대주주인 SK케미칼이 지배하는 SK건설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의 수직 출자구조에서 배제됐다.


순환출자 실타래 풀어야 SK C&C 중심체제 강화
SK그룹은 2009년 6월까지 순환출자구도의 실타래를 풀어야 하며 최태원 SK 회장의 지배기반을 견고히 하면서 지주회사의 길로 나가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부채비율 200% 이하, 자회사 지분율 상장사 20%, 비상장 40% 이상 유지 자회사 외의 국내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자회사 역시 손자회사 지분을 상장사 20%, 비상장사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손자회사는 국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부채비율이나 지분율 요건은 2년간의 충족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순수지주회사인 SK홀딩스가 SK에너지화학을 제외한 6개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이들 자회사들의 계열사를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SK에너지화학의 경우에는 SK홀딩스의 추가 지분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SK자사주 17.83%를 SK홀딩스가 인수하게 되지만 지주회사 지분율 요건에 2% 가량 못미치기 때문이다.

그외 SK가 보유하고 있던 SK텔레콤(이하 SK 지분율 21.75%), SK네트웍스(40.59%), SK E&S(51.00%), SKC(44.19%), SK해운(72.13%), K-Power(65.00%)의 지분이 SK홀딩스에 넘어가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홀딩스의 자회사가 되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SK 최대주주인 SK C&C의 지분 각각 30.00%, 15.00%를 처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의 지배구도는 SK C&C를 중심으로 하는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SK C&C는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44.50%를 소유하고 있다. SK C&C는 SK분할을 통해 SK때와 마찬가지로 SK홀딩스 지분 11.16%(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게 된다. 최태원 회장 등 0.91% 등을 포함하면 12.94% 수준이다. 자사주 17.83%까지 합하면 30.77% 수준으로 SK C&C가 SK홀딩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등 지분 확충 방안이 필요하다.


핵심 자회사 SKT ‘득실’ 공존
SK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의 핵심 자회사인 SK텔레콤은 SK C&C 지분 매각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매년 수백억원대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사라지는 ‘득’과 ‘실’이 공존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우선 지주사 체제 개편으로 현재 보유중인 SK C&C(현 SK의 최대주주) 지분 30%를 2년내에 처분해야 한다.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2대주주인 SK네트웍스의 보유 주식 처분 문제도 있다. 지주회사 전환 이후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과 동일 선상(SK홀딩스의 자회사)에 놓이기 때문에 역시 2년내에 보유중인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 지분 1.34%(10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한 금융계열사인 SK증권은 대주주인 SK네트웍스(이하 지분율 22.71%)와 SKC(12.41%)가 SK홀딩스의 자회사가 됨에 따라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는 규정상 보유주식을 2년 내 처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향후 SK그룹에서 완전 분리, SK C&C로 매각, 지주사체제에 편입되지 않은 계열사로의 매각 등 세 가지 중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지주회사 [持株會社, holding company]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사업활동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
넓은 뜻으로는 지배관계의 유무에도 불구하고 타회사에 대한 자본참가를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말하는 것으로 증권투자회사 등도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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