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영선 사개특위 위원장이 위원장을 사임한 후 사개특위를 떠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영선 사개특위 위원장이 위원장을 사임한 후 사개특위를 떠나고 있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27일 박 후보자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이에 최근 논란이 확산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두고 말이 오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을 때에 관한 질문이 등장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박 후보자가 법제사법위원장이었음을 언급한 것이다.

이 의원은 박 후보자에게 "그때 성폭력 내지 성매매 의혹들을 밝혔어야 했는데 일을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박 후보자는 "그렇게 지적하니 (그) 말씀도 맞는 것 같다"며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왔던 날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따로 뵙자고 했다. 황 장관 앞에서 제보 받은 동영상 CD를 꺼내서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간곡하게 건의 드리는 것이다'라고 말씀 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서도 박 후보자는 "당시 CD를 법사위에서 조금 봤더니 여성이 보기에는 너무 부적절해 저는 보다가 말았다"며 황 대표가 동영상 CD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말이 없었냐는 물음에는 "(황 대표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그 앞에서 문제의 동영상 CD를 꺼낸 바 있고, 김 전 차관에 대해 우려 의견을 표명했다는 박 후보자 말은 이때까지 황 대표가 '김 전 차관 검증 당시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해온 것을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다.

반면 황 대표는 즉각 "턱도 없는 소리"라며 "법사위원장실에서 내게 CD를 보여줬다고 하는데 내 기억엔 없다"고 응했다.

황 대표는 '박 후보자와 김 전 차관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법사위가 열릴 때마다 (박 후보자와) 인사도 하고 여러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언제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억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 후보자는 자신이 당시 황 대표 앞에서 동영상 CD를 꺼낸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갖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며, 황 대표와 이야기를 주고받은 시점이 김 전 차관 임명 전인지 후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해 청문회에서의 발언을 번복한 바 있다.

박 후보자의 추가 설명에 따르면 황 대표의 해명도 거짓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6시 넘어 청문회가 정회된 사이 자료제출 미비와 답변 태도 등을 이유로 청문회 보이콧을 발표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는 결코 CD를 본 적도 없고 관련된 애기를 들은 기억도 없다"며 "박 후보자는 본인이 내뱉은 말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날 청문회가 이미 진행됐음에도 한국당이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한 것에 대한 의문도 대두됐다.

박 후보자가 민주당 의원 부부동반 골프여행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국정원 사찰을 받았다고 응수하고, 유방암 치료 특혜 의혹에 대해선 여성 비하 및 성희롱으로 맞받은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냐는 의견도 나왔다. 여기에 황 대표와 김학의 CD 의혹까지 거론하자 전략적 판단 속에 청문회 보이콧이 결정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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