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관심주 포스코

포스코가 창사이후 최고의 황금기를 맞은 지금 현 이구택 회장과 전임 유상부 회장의 명(明)과 암(暗)이 너무나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국제철강협회(IISI) 회장에 선출되었다. 이것은 한국 철강업계, 특히 포스코의 위상을 세계 철강업계가 인정한 결과다. 그러나 반면 유상부 전 포스코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심상철 부장판사)로부터 ㈜한국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 주식을 비싼 가격에 매입하도록 계열사에 지시한 혐의(업무상 배임 등)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최악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유상부 전 회장은 포스코 회장에 재직중이던 지난 2001년 정치권으로부터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타이거풀스가 야구단을 인수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 명목으로 계열사 등에 이 회사 주식 20만주를 시세보다 비싼 주당 3만5000원씩 70억원에 매입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민영화 기여한 유상부 전 회장

1997년 3월 ‘박태준 사단’의 막내로 포스코 회장직에 오른 유 전 회장은 재임시절 포스코의 실질적인 민영화에 기여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외압의 희생양이 되어 결국 인생의 최대 오점을 남기게 됐다.

유 전 회장은 DJP연합이 정권을 잡은 뒤 회장직에 올랐는데, 박태준 명예회장의 후광이 절대적이었지만 회장 취임 이후에는 ‘보스’와 일정거리를 두고 독자 노선을 시도했다.


제2 도약 이끈 이구택 현 회장

그러나 정치적 영향력으로 회장직에 오른 그가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 자체가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포스코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살아있는 권력이었던 박태준 명예회장과의 불화는 유 전회장의 홀로서기 시도를 용납하지 않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러한 유회장의 스타일로 인해 박 명예회장이 불편해 했으며 결국은 중도에 낙마하게 되는 비운을 겪게 됐다”고 전했다.

유 전 회장은 업무상 배임으로 기소된 이후 법정소송 과정에서도 포스코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 전 회장이 타이거풀스 사건으로 중도 사임한 뒤 포스코 사령탑을 2003년에 이어받은 사람이 이구택 현 회장이다.

포스코는 세계 철강 산업 호황에 힘입어 올해 들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영업이익면에서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를 앞질렀으며 주가도 추월한지 오래다.

이 회장은 신기술 개발과 사업다각화, 세계 주요 철강회사의 인수 합병등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추진하며 주가 100만원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포항제철 공채 1기로 출발해 34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이 회장은 ‘관리형 CEO’란 취임 초기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저돌적인 자세로 거함 포스코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이 회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철강협회(IISI) 정기총회에서 회장에 선임됨으로써 철강맨으로서 세계 최고봉에 올랐다. 국제철강협회장 자리는 명실상부하게 세계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영예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회장이 포스코의 최고 전문 경영인으로서 뛰어난 경영성과를 이룬 역량을 인정받지 못했다면 수장의 자리에 쉽게 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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