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뉴시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뉴시스]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강남의 H성형외과를 이용한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 사장이 왜 삼성 재단들이 운영하는 삼성의료원 병원을 놔두고 굳이 H성형외과를 찾아간 것에 적지 않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삼성의료원을 이용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의료업 관계자들은 ‘보안’을 꼽는다.

한 관계자는 28일 “삼성의료원 병원의 경우 규모가 커 이 사장의 행적이 노출되기 쉬워 보안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은 2017년 12월말 기준 의사직 1309명, 간호직 2421명, 약사·의료기사 2800명 등 8000여명이 근무한다. 이 병원 본관은 지하 5층에서 지상 20층이다. 1년에 삼성병원을 찾는 외래환자만 212만명이다.

이 사장이 삼성병원을 찾는다면 사람들의 입소문이 쉽게 날 수 밖에 없다. 호텔신라 최고경영자(CEO)인 이 사장이 병원을 찾는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알려지면 ‘CEO 리스크’가 생겨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 사장이 병원을 찾을 때 ‘철통 보안’이 필요한 건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사장이 의사를 직접 불러 진료 받는 ‘왕진’ 서비스를 왜 이용하지 않았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왕진의 경우 보안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왕진은 불법이다.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을 받는 시기인 2016년엔 왕진은 법적으로 금지됐다.

왕진이 조건적으로 허용된 건 올해 상반기부터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이 개정되면다. 그마저도 질병이나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한 경우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사유에 한해서만 왕진을 허용케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이 사장에게 H성형외과는 합리적인 선택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건물 3층에 위치한 H성형외과는 지하 주차장에서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VIP실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이 사장이 차로 이동해 외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병원 출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경찰도 H성형외과의 이같은 특징을 참고해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연루된 또 다른 유명인사가 추가로 있는지 병원에서 압수수색한 자료를 정밀 조사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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