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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사진=뉴시스]

최근 '위기설'에 휩싸인 KT 황창규 회장이 자신의 측근인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과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논란이 예상된다. 황 회장이 측근인사를 통해 친정 체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김·이 사장 사내이사 선임안은 29일 KT 주주총회에 상정됐다. KT 최대주주 국민연금과 글로벌 의결권자문기관(ISS)가 모두 찬성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돼 안건은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KT 한 관계자는 지난 28일 "김인회·이동면 사장 모두 황창규 사람들"이라며 "자기 사람을 심어 황창규 체제를 더욱 견고히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회장과 김 사장은 삼성전자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김 사장을 KT로 영입한 인물이 황 회장이다. 김 사장은 KT에서 경영기획부문 재무실장, 회장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김 사장이 ‘삼성맨’ 출신이라면 이 사장은 30년 KT서만 몸담은 정통 ‘KT맨’이다. 김 사장이 재무통인 반면 이 사장은 기술통이다. KT 신기술을 10년 넘게 책임진 이 사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킨 이가 바로 황 회장이다. 현재 황 회장이 주력하는 5G 상용화의 책임자가 이 사장이다.

황 회장은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친정 체제 강화와 외부공세 차단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황 회장은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연루돼 검찰 수사 선상에 있고, 아현지사 화재 건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있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은 사장단 교체로 위기를 넘겨 임기인 내년 3월까지 버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이 사내이사에 측근을 선임하는 게 퇴임 후를 대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 회장의 측근이 차기 회장에 선임되면 그는 퇴임 후에도 KT에 상당한 영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 주총에서 사내에서 회장이 선임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황 회장이 측근인 김인회·이동면 사장을 사내이사로 임명해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키우는 것도 퇴임 후와 관련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검찰이 황 회장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추진 중인 사실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황 회장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날 고액 자문료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현재 구현모 사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 선상에 있고, 오성목 사장은 아현지사 화재 사고 지휘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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