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들에게 많이 오른 종목을 추천하면 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너무 많이 올랐잖아, 오른 종목말고 안 오른 종목 없어?" 주가는 오르면 오르는 이유가 있고 내리면 내리는 이유가 있다. 물론 당시에는 모를 수도 있지만 지나고 나면 주가가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 알 수 있다.

주식은 부동산과 비슷해서 오를 때는 거침없이 길게는 3~4년에 걸쳐 오르기도하고 내리기도 한다. 2005년에 주식투자자들에게 현대중공업을 추천한 적이 있었다. 당시 2만 원에서 4만 원 사이의 박스권을 5년 동안이나 횡보하던 현대중공업이 5년만에 신고가를 내며 4만 원 초반대까지 상승했을 때였다. 부랴부랴 현대중공업이 왜 오르는지 전화도 해보고 각 증권사들의 리포트도 들쳐본 결과 그 이유가 분명하다. 실적이 좋아진단다. ‘얼마나 좋아지길래?' 수주물량이 갑자기 급격히 늘어나고 수주단가도 서서히 올라 수익도 당장은 아니지만 서서히 좋아질게 불 보듯 훤히 보였다. 그래서 주위 고객들이나 친지들에게 현대중공업을 노래부르고 다녔다. 4만 원 정도부터 매집했는데 당시 스스로 설정한 매도 목표가는 15만 원이었다.

하지만 고객마다 제각각 어떤 손님은 10% 벌고 팔고 어떤 손님은 100% 수익을 내고 팔고 최고로 수익률이 좋은 손님이 300%였다. “와~ 많이 벌었네” 아니다. 정확히 현대중공업은 3년 동안 55만원까지 1275% 올랐다. 심지어 전문가인 나도 600% 밖에 못 벌었다.

그럼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할까. 이는 파는 스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고가에 팔려는 욕심 때문에 서둘러 팔게 된다. 투자고수들은 자기가 보유한 기업의 분기실적, 향후 예상실적들을 면밀하게 살핀다. 그러고 회사실적이 정체되거나 후퇴할 것으로 예상되면 가격을 불문하고 여지없이 팔아버린다. 100원, 1000원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빠지는 걸 확인하고 팔게 되니까 꼭대기에서는 못 팔더라도 어깨에서는 팔 수 있다.

그래서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라는 주식투자 격언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왼쪽 어깨가 아니라 오른쪽 어깨란 것이다. 꼭대기를 확인하고 빠지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 팔라는 것이다. 그러한 논리로 본다면 현대중공업도 55만 원에는 못 팔더라도 40만 원 대에서는 충분히 팔 수 있었다. 40만 원대에 팔았어도 100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통 초보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거꾸로 매매를 한다.

오르면 매일매일 얼마 벌었는지 계산한다. 아침저녁으로 매시간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그러다 10%이상 오르면 돈의 유혹을 못 참고 팔아버린다. 반대로 주가가 빠지면 처음엔 얼마나 손해가 났는지 계산하다가 낙폭이 커지면 계산기도 내팽겨쳐 버린다. 본의 아니게 장기투자로 들어간다. ‘언젠가는 올라가겠지. 손해보고는 안 팔거야.' 그러다가 주식이 반토막나면 못 참고 바닥에서 정리해 버리고 만다. 요행히 바닥에서 안 팔았다고 해도 그 주식이 본전 근처에 오면 기분좋게 팔아버린다. 내가 보기에 마치 손해보기 위해 주식투자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정말 답답하다. 벌 때는 10% 벌고 손해날 때는 50%씩 손해난다고 하면 어느 누가 수익을 낼 수 있단 말인가? 거꾸로 해야 된다. 손해날 때는 5~10% 정도에서 가차 없이 팔리고 벌 때는 적어도 30~ 50%이상 심지어 1000%이상 오를 때까지 버틸 수 있는 뚝심이 있어야 된다.

그렇다면 초보자들은 어떻게 주식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보통 사람들과 반대로 하면 된다.

보통 사람들은 오른 주식은 팔고 빠진 주식은 안 파는데 이걸 거꾸로 하면 된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빠진 주식은 가차 없이 팔고 오른 주식은 신주단지 모시듯 보유해라.

오늘 집에 가서 52주(1년)동안 새로이 고점을 갱신한 종목들을 찾아보라. 그리고 신고가를 낸 시점 이후부터 주가추이를 살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신고가를 낸 종목 중에 대부분이 그전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것을. 특히 장기횡보 후 최근에 신고가를 낸 종목들을 찾아내서 앞으로 2~3년간 실적이 꾸준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매수하시라.


유진투자증권 분당지점장 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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