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이다.

즉 인간의 감상을 위하여 특별한 재료, 기교, 양식 따위로 표현된 대상물을 말한다.

창조된 예술작품은 창조자의 높은 예술적 성취를 담고 있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며 현대사회에서는 투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아이들의 작품을 예술작품으로 인정하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 부모의 눈에는 피카소의 그것보다 더 훌륭할지 몰라도 타인의 눈에는 그저 시시한 해프닝이고 의미 없는 낙서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격언 중 “사는 것은 과학이고 파는 것은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곧 매입보다 매도가 훨씬 어려움을 빗대어 하는 말인데 투자자라면 누구나 이 말의 의미를 절절하게 느끼곤 한다.

실제로 유망종목을 가려내고 매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막강한 인력과 정보를 보유한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매일매일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분석기법으로 다양한 추천종목을 쏟아낸다. 여기에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알고리즘을 동원하여 유효한 종목과 시장을 분석해낸다. 각 증권사 지점과 지점장들은 본사로부터 제공된 이 정보에 다시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개인적 경험을 더하여 고객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지극히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매도의 경우 역시 과학적 기법에 근거하여 매도시점 등이 제시되지만 결국 그 행위 자체를 종결하는 것은 전적으로 매도자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마음의 중심에 도사리고 있는 감정이 바로 욕심이다.

조금 과장을 섞어 이야기하자면 욕심은 사실상 매도를 결정짓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과거의 투자실패 경험담을 이야기할 때 결국 그 실패의 궁극적인 원인은 욕심이라는 것을 흔히 발견하게 된다.

조금 더 이익을 취하겠다는 욕심, 조금 덜 손해를 보겠다는 욕심 그 욕심이 발목을 잡고 끝내 투자를 실패로 몰고 가는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는 것은 과학이고 파는 것은 예술”이라는 말이 증권가 격언으로 남아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유효한 이유이다.

그렇다면 어떤 예술을 할 것인가.

모든 예술과 예술작품은 기본적으로 우아하고 간결하다. 우아함과는 거리가 먼 일부 격이 낮은 대중예술을 제외한 훌륭한 예술작품에는 감추인 듯 은근한 파격과 모든 욕심을 걷어낸 간결함이 있다. 이를 두루 갖춘 것을 일컬어 우리는 마스터피스(걸작)라 한다.

마지막 한 자락 욕심까지 걷어낸 담백함과 간결함이 마스터피스의 필수요건이듯 투자자의 자세 또한 걸작을 다루는 장인의 그것처럼 깨끗이 욕심을 비워내야만 한다. 손해보지 않겠다는 욕심, 많은 수익을 얻어내야겠다는 그 욕심을 덜어낼 때 비로소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수박 겉핥기 식의 엉성함이 아닌 진정 열공하는 자세로 시장과 경제를 배우고 익힌 뒤 마음 가득 욕심과 교만을 털어낼 때 비로소 우리는 시장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될 것이다. 투자의 가장 큰 적은 교만과 욕심이며 투자의 친구는 겸손이다.


현대증권 광산지점
이홍규 지점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