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2019년 4월 추천 가볼 만한 곳 ②- ‘이색적인 여행’

베트남 식당과 상점이 모여있는 골목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베트남 식당과 상점이 모여있는 골목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안산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20191월 현재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07개국 86000여 명. 이 가운데 57개국 21000여 명이 원곡동에 거주한다. 원곡동 일대는 이런 특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095, 국내에서 처음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다. 그리고 10.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여권 없이 떠나는 대한민국 속 작은 세계로 여행자를 유혹한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지하철 4호선 안산역과 닿아 있다. 1번 출구로 나와 중앙대로를 지나면 다문화음식거리가 보인다. 도로변에 있는 안내판이 아니어도 안산다문화마을특구임을 알 수 있다. 식당과 상점은 물론, 은행 같은 편의 시설이 대부분 외국어 간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지어를 크게, 영어와 한국어를 작게 써넣는 식. 디자인과 색감까지 나라별 특색을 반영해서 제작하다 보니 이곳이 한국인지, 베트남 혹은 러시아인지 헷갈릴 정도다. 오가는 이들의 대화에 섞인 외국어도 이색적인 풍경에 한몫 톡톡히 한다.

먼저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으로 가자. 다양성의 힘을 알리기 위해 2012년 다문화홍보학습관으로 개관한 이곳은 50여 개 나라에서 수집한 악기와 인형, 가면, 놀이 기구 등 1400여 점을 전시하고, 이 전시물을 이용해 각 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핑거피아노라고 불리는 칼림바와 놋그릇처럼 생긴 본체의 테두리를 문질러 소리 내는 싱잉볼이 어른 아이 모두 신기해하는 악기라면, 130여 가지 인형 중에는 영화 'E.T.' 주인공의 모델로 알려진 가나 전통 인형 아쿠아바와 러시아의 둘리로 통하는 체부라시카가 인기다. 하네츠키와 켄다마 같은 일본 전통 놀이 기구도 흥미롭다. 켄다마는 줄에 매단 공을 수직 운동시켜 손잡이 아래와 좌우의 홈으로 받는 놀이. 깃털 달린 공을 나무 라켓으로 주고받는 하네츠키는 정월에 여자아이들이 기모노를 입고 즐기던 놀이로, 게임에 이긴 사람이 진 사람 얼굴에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벌칙이 재밌다.

영국 근위병 근무복, 우즈베키스탄 전통 혼례 의상 등 250여 벌을 갖춘 전통의상체험실도 놓치기 아까운 공간이다.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나이지리아, 콩고, 베트남, 태국 등 7개국 지도교사 8명이 돌아가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별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공휴일 휴관), 관람과 체험은 무료다. 단체 견학은 하루 3(10:00, 11:00, 13:30) 진행되며, 체험관 홈페이지(https://mc.ansan.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 내 외국인 식당을 표시한 안내 책자도 꼭 챙기자.

러시아식으로 꾸민 레스토랑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러시아식으로 꾸민 레스토랑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안산다문화마을특구를 이야기하면서 먹거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국적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보니 먹거리도 풍성하다. 다문화음식거리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네팔, 인도, 베트남, 태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 음식을 내는 식당 184곳이 영업 중이다. 그중 62개 업소는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본부의 현지조리사추천제에 따라 현지 전문 요리사를 고용한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같은 쌀국수도 태국 식당과 베트남 식당의 맛이 다르고, 중국 식당과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내는 양꼬치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다.

인테리어도 나라별로 달라 어느 나라 식당에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다. 식당 종업원이 대부분 외국인이라 의사소통하기 약간 어렵지만, 되레 외국에 온 느낌이 들어 흥미롭다. 물론 주문이나 계산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문화음식거리에는 먹기 편한 주전부리도 식당 메뉴만큼 많다. 중국 사람들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즐긴다는 어른 팔뚝만 한 꽈배기(요우티아오)와 중국식 호떡, 러시아인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고기 빵(삼사)은 우리 입에도 잘 맞는다. 껍데기째 소금에 20일 이상 절인 오리 알과 통째로 노릇하게 튀긴 미꾸라지는 그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에서는 이국적인 축제도 자주 벌어진다. 4~10월에는 '세계문화힐링콘서트'가 열리고, 오는 419일에는 캄보디아의 새해를 기념하는 캄보디아쫄츠남축제가 마련된다. 올해로 12주년을 맞는 세계인의날 기념행사는 519일 안산문화광장에서 펼쳐진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 관련 내용은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본부 블로그(https://blog.naver.com/ansanfo)를 참고한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 다문화축제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안산다문화마을특구 다문화축제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화랑유원지는 안산다문화마을특구가 시작되는 안산역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있다. 화랑저수지를 품은 화랑유원지는 분수광장과 산책로, 경기도미술관,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입구에는 다문화 중심 도시답게 세계 여러 나라를 소개한 국가 상징 조형물도 마련했다. 안산화랑오토캠핑장은 캠핑 사이트 77개와 글램핑장, 캐러밴 등을 갖춘 도심 속 캠핑장이다. 캠핑장을 이용하려면 매달 1일 오후 1시부터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시화나래조력문화관의 달전망대는 안산시 대부도와 시흥시 오이도를 잇는 시화방조제 한가운데 가리섬에 자리한다. 시화호조력발전소가 있는 곳으로, 25층 높이 달전망대에서는 360° 파노라마로 서해와 시화호가 보인다. 바닥 일부를 강화유리로 마감한 스카이워크도 인상적이다. 달전망대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연중무휴).

누에섬은 안산 관광의 랜드마크 같은 존재다. 하루 두 번 썰물 때 열리는 길을 통해 육지와 연결된다. 누에섬에 있는 등대전망대에 오르면 제부도와 서해가 한눈에 담긴다. 탄도항에서 누에섬 등대전망대까지 편도 1km 남짓으로,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닿는다. 누에섬에 갈 때는 물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탄도항 앞에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이 있다. 대부도 갯벌에 사는 다양한 갯것과 섬마을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로비에 마련된 대형 수조에 민어와 농어, 개볼락 등 우리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바닷물고기가 있다.

구봉도낙조전망대는 안산에서 최고의 낙조 포인트로 꼽힌다. 바다 위에 조성된 전망대에는 파도에 비치는 아름다운 노을빛을 형상화한 조형물도 있다. 종현어촌체험마을에서 해안 길을 따라가거나 구봉도 능선으로 이어지는 대부해솔길을 이용해 구봉도낙조전망대까지 간다. 밀물 때는 해안 길 일부 구간이 물에 잠기니 대부해솔길을 이용한다. 종현어촌체험마을에서 전망대까지 편도 2km.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마을에서 운영하는 전기 차를 이용해도 좋다(편도 어른 2000, 어린이 1000).

[글=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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