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2019년 4월 추천 가볼 만한 곳 ⑥- ‘이색적인 여행’

독일마을의 이국적인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독일마을의 이국적인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사천에서 삼천포·창선대교를 넘어가면 남해다. 남해의 별명은 일점선도(一點仙島), ‘한 점 신선의 섬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볼거리 많고 먹거리가 넘쳐나서 보물섬이라고도 불린다. 한껏 달아오른 봄, 남해로 떠나보자. 첫 목적지는 독일마을. 특별한 남해 여행이 시작된다.

삼천포·창선대교를 지나면 남해군 창선면이다. 동대만을 따라 도로를 달리면 지족해협을 건너는 창선교다. 오른쪽으로 죽방렴이 보인다.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갯벌에 길이 10m쯤 되는 참나무 기둥을 박은 뒤 대나무를 ‘V 자형으로 엮어 만든 그물이다. 일종의 원시 어장인 셈이다. 이제 거의 사라졌지만, 남해군 창선면과 삼동면 사이 지족해협 일원에 남아 있다.

삼천포·창성대교를 건너면 곧 독일마을에 이른다. 남해군 삼동면에 자리한 독일마을은 1960~1970년대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돌아와 정착한 마을이다. 우리나라가 빈곤하던 시절에 독일로 간 이들은 열심히 일해 월급을 대부분 송금했다. 이 돈은 형제자매와 부모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당시 외화가 부족하던 조국에도 기여했다. 전후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동력이 됐다.

196312월에 광부 247명이 서독행 비행기에 올랐고, 1966년에는 젊은 간호사들이 서독으로 떠났다. 이후 1977년까지 광부 7936, 1976년까지 간호사 11000여 명이 비행기를 탔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와 영자(김윤진)가 바로 이들인데, 이 기간 광부와 간호사들이 송금한 금액은 17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독일마을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분위기에 감탄한다. 흰 벽과 주황색 기와지붕이 눈에 띄는 독일식 건물 40여 채가 모여 그림 같다. 독일 교포들이 현지에서 가져온 건축자재로 전통적인 독일식 주택을 세웠다고 한다. 마을 너머로 푸른 남해가 넘실거린다. 걷다 보면 정성스럽게 꾸민 정원이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독일마을의 장점은 다양한 독일 문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 독일식 소시지와 맥주, 빵 등 독일 음식 맛보기는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원예예술촌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원예예술촌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독일마을 위쪽 낮은 언덕에 원예예술촌이 자리한다. 이곳은 지난 20095월에 문을 열었으며, 165300(5만여 평) 대지에 세계 각국의 다양한 테마 정원이 들어섰다. 입구를 지나 처음 만나는 곳은 프렌치가든’. 베르사유궁전의 정원을 본떠 만든 프랑스식 정원이다. 맞은편에는 바위와 석등, 모래, 돌길 등이 정갈하게 어우러진 일본풍 정원 화수목(花水木)’이 있다. 현대적으로 꾸민 미국식 정원 와일드가든’, 풍차가 멋스러운 네덜란드 정원 풍차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꽃섬나드리는 장독대가 늘어선 우리네 정원이다. 집 안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정원은 자유롭게 드나들며 사진을 찍고 돌아봐도 된다.

이밖에도 장미가든과 레인보우가든, 러브송가든 같은 공동정원, 산책로, 전망대, 포토 존, 식당, 기프트 숍, 유리온실, 영상실, 소극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산책로가 잘 닦여 유모차를 밀거나 휠체어를 타고 돌아보기에도 불편하지 않다.

원예예술촌은 단순한 테마 마을이 아니라 원예 전문가들이 거주하는 곳이자, 직접 가꾸는 정원이다. 산책하다 보면 마을 주민과도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다. 대다수 주민이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등을 운영한다. 운이 좋으면 남해 출신 배우 박원숙·맹호림 씨도 만날 수 있다. 박씨는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맹씨는 핀란드 통나무 주택 핀란디아에 산다.

독일을 소재로 한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선 독일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독일을 소재로 한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선 독일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독일마을에서 멀리 남해가 보이는데, 그 바다 앞 몽돌 밭에 숲이 눈에 들어온다. 팽나무와 말채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을 촘촘하게 심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150)이다. 바닷바람과 해일 등을 막아 농작물과 마을을 보호하고, 물고기 떼를 끌어 들이기 위한 어부림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독일마을에서 남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해오름예술촌이 있다. 6년 남짓 방치되던 폐교를 개조해 예술 공간으로 꾸몄다. 국내외에서 수집한 골동품과 예술 작품 5만여 점이 학교 건물과 운동장 곳곳에 전시된다. 농기구와 생활용품 등 각종 민속품을 모아놓은 민속자료관’, 장승을 주제로 한 창작공방등이 있다. 범선과 각종 공예품, 미니어처 등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해오름예술촌에서 나온 길은 바람흔적미술관으로 이어진다. 산속에 고즈넉이 들어앉은 미술관이다. 야외에 있는 커다란 바람개비가 눈길을 끈다.

남해 봄 여행은 삼동면 봉화리에 들어선 나비생태공원에서 마무리한다. 나비생태관을 중심으로 야외 산책로, 동물체험장 등으로 구성된다. 산란, 구애 비행, 알에서 어른벌레가 되기까지 생존율이 2%에 지나지 않는 한살이 등 나비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글=한국관광공사 제공]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