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를 받았던 있는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 [뉴시스]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를 받았던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1)이 1일(현지시간) 3년 4개 월형을 선고받았다.

베트남 현지 매체 VN 익스프레스는 흐엉의 수감 기간이 3분의 1로 단축될 수 있다며 5월쯤 석방될 것으로 예상했다.

흐엉의 변호인 역시 재판이 진행된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수감 제도에 따라 모든 재소자들의 징역 기간은 3분의 1로 단축될 수 있다”라며 “변호인단의 계산에 따르면 흐엉은 5월 4일 석방된다”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 앞서 말레이시아 검찰은 흐엉의 기소 내용을 ‘살해’에서 ‘상해’로 수정했다. 사건을 담당한 이스칸다르 아마드 검사는 “법원으로부터 흐엉의 혐의를 수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두건을 쓰고 흰 스웨터를 입은 채 재판장에 들어선 흐엉이 재판이 시작되자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최종형이 선고되자 그는 통역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법무장관과 검찰, 변호인단, 베트남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법원에서 나와 후송되는 과정에서 흐엉은 “정말 좋다”, “여러분 모두 사랑한다”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흐엉은 “매우 기쁘다"라며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연기와 노래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흐엉은 앞서 김정남 살해 사건에 대해서도 “한국의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31일 흐엉의 진술서를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여배우”라고 소개하며 김정남에 대해서는 “고용된 배우라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또 사건 당일에는 유튜브에 올릴 몰래카메라를 찍는다고 이야기를 들었으며, 이를 위해 머리와 화장을 하고 나섰다고 말하기도 했다.

흐엉의 변호인단은 “흐엉은 범죄자가 아니다. 폭력적인 성향도 없다. 그의 아버지는 베트남전의 참전용사이며 현재는 노점의 주인이다. 흐엉은 다섯 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라며 흐엉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흐엉은 순진하고 잘 속는 사람일 뿐이다”라며 “이러한 약점이 ‘재밌는 영상을 찍기 위해 장난을 쳐야 한다’는 위장 살해 범죄에 악용됐다”라고 흐엉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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