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9로 전월대비 0.2% 하락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0.4% 상승했다. 2019.04.02. [뉴시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9로 전월대비 0.2% 하락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0.4% 상승했다. 2019.04.02. [뉴시스]

[일요서울 | 최서율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3개월 연속 0%대이자 2016년 7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9(2015=100)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0.4% 상승한 수치다.

올 1월 0%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석 달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5월부터 8월까지도 0%대 상승률이 4개월간 지속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를 오르내렸다. 3월 상승률인 0.4%는 2016년 7월(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된 영향을 미친 요인은 유가 하락이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이 9.6%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43%포인트(P)만큼 끌어내렸다. 휘발유(-12.6%), 경유(-7.0%), 자동차용LPG(-6.9%) 등 모든 유종에서 하락 폭이 컸다. 다만 33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던 올 2월(-11.3%)보다는 1.2% 올라 소폭 반등했다.

공업제품 중 중형승용차(-7.8%), 건강기능식품(-5.5%)도 낙폭이 컸다.

채소류도 전년보다 12.9% 하락, 물가 하락 기여도(-0.21%P)가 높았다. 무(-51.1%), 배추(-46.4%), 파(-30.6%), 양파(-30.3%), 호박(-30.0%) 등이다. 딸기(-16.1%), 돼지고기(-6.3%) 등 다른 농·축·수산물도 하락했다. 찹쌀(23.1%), 토마토·현미(22.3%) 등 품목은 상승했다.

채소류가 속한 농산물은 0.7% 상승했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7%, 1.0% 하락했다. 전기·수도·가스는 1.3% 상승했다.

서비스 상승률이 전년 대비 1.1%에 머물렀다. 물가 상승 기여도는 0.58%P에 불과해 전월(0.78%P)보다 0.20%P 낮아졌다. 유가·채솟값 하락뿐만 아니라 서비스 상승률이 둔화한 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전 기록을 밑도는 데 일조했다.

공공서비스는 0.3% 하락했다. 시외버스료가 13.4%, 택시료가 8.6% 상승했으나 가중치 큰 휴대전화료가 3.2%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고등학교 납부금이 무상으로 바뀐 충남의 공공서비스가 4.1%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천·전남·경남도 각각 0.7%씩 하락했다.

개인서비스는 2.0% 오르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기여도는 0.62%P로 품목성질별 전체 항목 중 가장 높았다. 다만 2.5% 상승, 0.81%P 기여한 전월보다는 그 수준이 낮았다. 치킨(6.9%)과 공동주택관리비(4.1%) 등이 상승했고 학교급식비(-41.3%), 병원검사료(-16.5%) 등은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강원(2.8%), 대구·경북(2.3%), 부산·전북(2.2%) 등의 상승률이 이 높았다. 외식의 경우 강원(3.8%), 대구(3.5%), 전남(3.0%) 순이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집계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보다 0.9% 상승한 105.06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8% 상승한 105.32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가 1% 미만으로 상승한 것은 2000년 8월 이후 18년 8개월 만이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체감 지표인 생활물가지수가 3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유지했다”면서 “앞으로도 가격변동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관찰하고 물가 안정 기조를 정착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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