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수사단' 여환섭 단장. [사진=뉴시스]
'김학의 수사단' 여환섭 단장. [사진=뉴시스]

뉴스블리치ㅣ‘김학의 수사단’ 여환섭 단장에 대해 “권력에 편승하는 기회주의자”라는 한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 단장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여 단장이 박근혜 정권 때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던 김수남 전 총장에 대한 언론보도를 막았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때 A언론사에서 김 전 총장의 비리 의혹을 보도하려했으나 여 단장이 해당 언론사 관계자를 직접 만나 이를 무마했다.

이 소식통은 2일 “여 단장은 A언론사가 김수남 전 총장의 비리 의혹을 캐고 이를 보도할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해당 언론사 관계자를 만났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김 전 총장은 이 기사가 보도될 경우 총장이 되기 힘들 수도 있었다. 그만큼 김 전 총장에게 중요한 문제였으나 여 단장이 이를 막는 공훈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과거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던 장면과 비교되는 그림이다.

김 전 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여 단장은 대검찰청 대변인이었다. 김 전 총장이 청문회를 넘겨 검찰총장으로 취임하자 여 단장은 대검찰청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으로 임명됐다.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은 중점수사 분야를 발굴하고, 수사대상을 선정하는 등 특수 기획수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검찰 내 주요보직 중 하나로 꼽힌다.

여 단장이 ‘사람에 충성하는 검사’라는 논란에 휩싸이자 자유한국당은 “수사단장인 여환섭 검사장 역시 검찰 내외부에서 특정인과 친분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와 성 접대 의혹 등에 관한 특별검사법을 지난 1일 발의했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지난 1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여 단장의 관계를 문제 삼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동시에 “‘공정한 수사’에 방점을 둬야 하는 여 단장이 자칫 현 정권에 입맛에 맞는 수사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 대변인은 “여 단장은 과거 채 전 총장이 서울지검 특수2부장을 할 때 특수2부 검사로 발탁됐다”며 “실제로 채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취임하자 여 단장은 특수부 핵심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 단장은 채 전 총장이 불명예스럽게 퇴진하자 서울중앙지검에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대전지검 형사1부장 검사로 내려갔다.

당시 여 단장의 인사를 두고 “채동욱 사람으로 분류돼 좌천됐다”는 얘기들이 사정기관 안팎에선 흘러나왔다.

이에 이 대변인은 “여 단장이 이끄는 수사단에는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나친 비난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여 단장이 박근혜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인 김수남 전 총장에 충성했던 인물이라는 것은 대체로 다 아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 단장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그리 나쁘지 않다. 정권 권력에 편승하는 기회주의자일 수도 있지만 능력있는 검사인 것도 맞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여 단장은 지난 박근혜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승승장구다. 여 단장은 지난 정기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청주지방검찰청으로 옮겼다.

일요서울 탐사보도팀 뉴스블리치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