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메릴 켈리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메릴 켈리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이정민 기자] KBO리그 SK 와이번스 에이스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한 우완 투수 메릴 켈리(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빅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품에 안았다.

켈리는 2(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홈런) 3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88개의 공을 던진 켈리는 삼진 3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2개만 내줬다.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다 3실점한 것이 아쉬웠지만, 타선의 지원 속에 승리 투수가 됐다. 애리조나는 켈리의 호투와 장단 15안타를 때려낸 타선을 앞세워 10-3으로 이겼다.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 8라운드 지명을 받은 켈리는 9년의 세월을 거친 끝에 빅리그 데뷔 무대에 섰다.

1회초 타선이 애덤 존스의 솔로포와 데이비드 페랄타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올려줘 어깨가 한층 가벼워진 켈리는 5회까지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켈리는 1회말 2사 후 매니 마차도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프랜밀 레예스를 2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2회말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켈리는 3회말 1사 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면서 11, 2루의 위기에 몰렸다. 켈리는 에릭 호스머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뒤 마차도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켈리는 4회에도 삼자범퇴로 끝냈고, 5회에도 안타 1개만을 내주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6회말이 아쉬웠다. 호스머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켈리는 마차도에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레예스에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첫 실점한 켈리는 이후 21루에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실점이 '3'으로 늘었다. 타티스는 켈리의 시속 90마일(144.8)짜리 직구를 노려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켈리는 그렉 가르시아를 1루 땅볼로 처리하고 더 이상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애리조나가 10-3으로 앞선 7회말 교체된 켈리는 애리조나가 그대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2010년 탬파베이에 지명된 후 좀처럼 마이너리그 무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켈리는 2014시즌을 마친 뒤 KBO리그행을 택했다.

2015년을 앞두고 SK와 계약한 켈리는 지난해까지 4년간 통산 119경기에 나서 48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

KBO리그에서 기량이 성장한 켈리는 지난해 12월 애리조나와 계약기간 2, 550만 달러(61억 원)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손에 넣으며 빅리그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미국 선수가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사례라 미국 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켈리의 빅리그 첫 승 소식에 염경엽 SK 감독도 축하의 말을 전했다. 염 감독은 2017~2018년 단장으로서 켈리를 지켜봤다.

염 감독은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을 대표해 켈리의 첫 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첫 단추를 잘 뀄다"고 전했다.

이어 "켈리가 2017시즌을 마친 뒤에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어했는데 붙잡았다. 못 보내줘서 미안한 마음이었다. 켈리의 눈물에 가슴이 찢어질 뻔해다""그래도 우승을 경험하고 간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1년 늦게 간 것이 켈리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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