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편집위원] 5.11일 치러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한달 가량 시간이 남았지만 4.3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한 석도 가져가지 못하면서 당내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해찬 책임론까지 불면서 이해찬 사단 대표 주자인 김태년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에도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권파이자 친노계에 대한 견제심리가 신주류인 이인영 의원쪽으로 표 쏠림현상이 일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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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무덤에 있어야 할 386운동권 철학이 국정좌우
이인영, “박근혜 하수인의 복귀...다시 파시스트와 투쟁

이인영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일이 석 달도 안된 상황에서 뒤늦게 뛰어든 이유에 대해 황교안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측근에 따르면 이 의원은 당초 원내대표 선거에 나설 의사가 없었는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운동권은 무덤속으로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독설을 퍼붓자 거꾸로 원내대표 출마론을 들고 나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지난 129일 대표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을 압도적 제1당으로 만들겠다면서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운동권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고, 철 지난 좌파의 경제실험, ‘소득주도 성장이 이 정권의 도그마가 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인영, ‘황교안삼행시 적고 원대 출마 결심

급기야 황 대표는 이 모든 고통과 불안의 뿌리에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 있다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최고의 전문가들을 끌어모으고, 저의 국정 경험을 쏟아부어서 ‘2020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86운동권 대표주자이자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인영 의원이 바로 다음날인 130황교안 삼행시를 통해 독설로 맞받았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하다. 계층통합 사회통합의 시대정신은 없고 지독한 편가르기로 보수통합을 들고 나왔다태극기 세력을 귀하다 찬양하며 극우통합이나 하려한다. 시대착오적 박근혜 하수인의 복귀라면 우리는 다시 촛불이다고 적시했다.

이어 그는 “()활하다. 케케묵은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공안논리로 나치같은 극우선동을 시작했다파시스트의 귀환이라면 나의 중년도 다시 자유를 부르짖었던 민주화 시절의 청춘이다고 반격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하무인이다. 아직도 자기가 공안검사인 줄 착각하고 용공좌경 적색몰이질을 해대고 있다민주화를 위해 땀 한 방울의 쥐꼬리만한 헌신도 없이 어디다 대고 386을 씹고 주사파로 거시기 하냐? 나는 다시 파시스트와 투쟁이다고 결의를 보였다.

이후 이 의원은 자신의 전현직 보좌관과 회동해 원내대표 출마의사를 밝혔고 이어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에도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민주당 정책모임인 더좋은 미래의 핵심멤버로서 회의중에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더미래는 당내 개혁 성향 의원 25명이 꾸린 정책연구모임으로, 이미 우상호 의원과 우원식 의원을 원내대표로 배출한 바 있다.

이때가 2월 하순으로 본격적으로 언론에서 이인영 원내대표 출마가 공식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또한 이 당시 자신이 전대협 1기 의장으로 있을 당시 부의장을 했던 운동권 동지인 우상호 의원이 입각설이 그럴듯하게 돌고 있었다. 나아가 전대협 3기 의장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당내에 복귀해 역할론이 부상하면서 대표적 ‘86운동권’ 3인방에 대한 경쟁력이 주목받던 시기였다.

이 의원이 출마 결심 배경은 황 대표 발언으로 시작됐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민평련’, ‘86그룹’, ‘더좋은 미래뿐만 아니라 ‘3중의 한명인 전해철 의원이 이끄는 친문그룹인 부엉이 모임까지 지지를 받으면서 출마와 동시에 김태년, 노웅래 의원간 2파전을 3파전으로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원내대표 선거를 3개월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뒤늦게 뛰어든 이 의원에 대한 대다수의 친문 주류와 비주류 의원들은 뜨악하다는 반응이 주였다. 특히 여권 내에서조차 당내 운동권 인사들에 대해 학생운동시절에는 리더십을 발휘, DJ, 노무현, 문 정부 등 당정청에서 요직을 맡았지만 가시적인 성과물은 미약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이렇다 할 전문성과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단수공천 등 혜택만 받고 자기희생이 없다는 평가가 존재해 실제로 이 의원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은 낮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4.3보궐선거 이후 원내대표 선거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당권파이자 이해찬 대표가 지지하고 있는 김태년 의원의 낙승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수그러들고 이 의원이 깜짝 당선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4.3 보궐선거가 외형상 일대일로 선전했다는 자평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패한 것이라면서 이해찬 대표 책임론이 일 정도는 아니지만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정도는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인영 의원의 출마와 함께 3파전을 이룰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당권파이자 친노계에 대한 비당권파와 비주류의 견제심리가 발동했기 때문이라며 “PK지역에서 민심이반 현상이 드러난 이상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민평련계 의원들이 이 의원과 함께 당내 의원들을 밀착마크하고 저인망식 접촉을 가지면서 점차로 세를 불리고 있다는 게 이 인사의 전언이다. 대표적인 인사가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기동민, 인재근 의원 등이 발벗고 도와주면서 해볼만하다에서 당선도 가능하다고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인영 돌풍? “뒷배 이해찬 넘기가 쉽지 않아

하지만 이인영 돌풍을 찻잔속의 태풍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또 다른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이 의원이 운동권 세력과 비당권파, 비주류로부터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막강한 영향을 주는 당 대표가 지지하는 김 의원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3선을 하면서 단 한번도 경선을 거치지 않고 특혜를 받아 당선됐고 다시 원내대표를 통해 총선에 나설려는 것에 의원들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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