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정치력 검증되지 않았다” vs “집권당이 심판당한 거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49회가 지난 4일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박종진 앵커를 비롯 김갑수 문화평론가, 이봉규 시사평론가가 출연한 이날 방송에서는 최근 끝난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함께 베트남으로 탈북한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 당선, 박종진 “대단하다” 
이봉규 “독선은 위험. 황교안 체제 긴장해야”

 

‘주간 박종진’ 박종진 앵커는 방송 시작과 함께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들의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워 했다.

앞서 한 언론은 한국행에 나선 탈북민 6명이 중국 국경을 넘어 지난 1일 베트남 중북부 하띤 지역에 진입했지만 검문소에서 군인들에게 발각돼 3명은 도망치고 3명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3명은 3일 오전 중국으로 추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들의 가족과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체포 직후 우리 정부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외교부는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추방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부를 향한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박종진 앵커가 이 같은 상황을 전하자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그러자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어느 시점부터 탈북은 노동이민이다”라며 “엑소더스(대탈출)로 탈북을 바라보던 관점에서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냉정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김 평론가는 “자기 나라를 등지는 국민이 많은 나라는 100% 소멸된다. 역사에 예외는 없다”라며 북한에 대해 “최후의 발악을 하지 않도록 우리가 사고 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이 평론가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세 사람의 목숨이 위험해진 거다. 정치범 수용소에만 10만 명 넘게 있다. 총살, 인민재판, 즉결심판 다 화면으로 나왔다”라며 “그런 나라인데 체제가 싫어서 탈북했다 잡혀 들어오면 죽지 않으면 정치범 수용소로 간다. 고생 엄청 한다”라며 정부의 잘못된 대처를 비판했다.

4일 ‘주간 박종진’ 촬영 이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자들이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RFA 등에 따르면 체포된 탈북자 3명은 다시 중국으로 추방될 뻔했으나, 브로커를 통해 돈을 지불하고 풀려나 제3국에 도착했다고 RFA가 전했다. 현재 6명 모두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이들에 대한 조치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 4일 “강제 북송금지를 요청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 밝혔다.

 

보궐선거는
‘본전치기’vs‘민주당 완패’

 

본격적인 주제인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토론에서 박종진 앵커는 당초 많은 사람들이 2:0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 창원·성산지역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해 “참 대단하다”고 표현했다.

그러자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본전이 된 거고 국민들은 선택하지 않은 게 됐다”며 “원래 그 지역이 호남 비슷하게 지역선거가 이뤄지는 곳인데 결국은 촛불혁명에 의해서 민주당이 될 만큼 의식변화가 있었는데 다시 지역 의식으로 2년 만에 회귀했다”고 평했다.

이어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실망을 해서 판정을 내리지 않고 1:1 본전치기를 해 버렸다. 결국 본게임이 내년 4월 총선으로 넘어간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김 평론가는 “과연 황교안 대표가 영향력을 미쳤을까”라고 물으며 “보궐선거 전체 과정에서 황 대표를 싹 빼고 진행됐다고 해도 결과가 똑같았을 거다. 황 대표의 정치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입증되거나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선거구 여영국(왼쪽) 당선인 통영·고성 선거구 자유한국당 정점식(오른쪽) 당선인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선거구 여영국(왼쪽) 당선인 통영·고성 선거구 자유한국당 정점식(오른쪽) 당선인

 

“황교안 영향력 미쳤나”
“기초의원 다 졌다” 

 

이봉규 시사평론가의 생각은 달랐다. 이 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처절한 심판이었다”며 “결과가 1:1이지만 기초의원은 다졌다. 호남에서도 졌다. PK에서도 완패했다. 정부 여당이 이긴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집권당이 심판당한 거다”라고 평했다.

이어 “표로 계산을 하면 민주당이 완패를 한 거다. 정의당은 승리를 했다고 하지만...황교안  체제로 해서 선거를 치렀는데 완승을 거뒀기 때문에 오히려 황교안 대표가 방심하거나 오만해지지 않을까”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 평론가는 “독선은 위험하다. 황교안 체제가 긴장을 해야 한다. 공천을 밀어붙이다 내년 본게임에서 자유한국당이 고전을 하지 않을까”라며 “정의당에게 한 표 준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받아들여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3일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의당은 고 노회찬 의원 지역구인 경남 창원 성산 탈환에 성공했다. 노회찬 재단 이사인 여영국 후보는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통영·고성에서는 ‘황교안 키즈’로 불리는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영국 후보는 9만3240표 중 4만2663표를 얻어 득표율 45.75%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2위인 강기윤 한국당 후보(4만2159표·45.21%)와는 0.54% 504표 차이였다. 

개표 초기에는 강 후보가 여 후보에 4% 포인트가량 앞섰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10% 포인트까지 벌어지기도 했지만 1% 포인트대까지 격차가 좁혔다가 다시 벌어지기를 반복했다. 막바지까지 득표율 0.50% 포인트, 500여 표 차이로 뒤졌던 여 후보는 개표 완료 직전에 0.54% 포인트, 500여 표 차이로 판세를 뒤집고 당선자에 이름을 올렸다.

경남 통영·고성 지역구의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는 7만9160표 중 3만7711표(59. 47%)를 득표해 당선됐다.

양문석 민주당 후보는 2만8490표(35.99%)로 2위에 그쳤다. 정 후보와 양 후보는 개표 시작부터 완료시점까지 줄곧20% 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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