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 저자 월터 아이작슨 / 역자 신봉아 / 출판사 아르테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창조적인 사고를 지닌 사회 부적응자나 반항아는 시대를 거스르는 무리로 낙인 찍히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무리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수용기를 있는 그대로 관찰해 보면 호기심과 실험정신으로 시대의 전반적인 현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수용기는  예술과 과학, 기술을 상상력으로 발전시키고 수많은 가지로 뻗힌 학문의 열정에 기름을 들이붓는 역할을 해온 건 사실이다. 

소위 말하는 왼손잡이에 속하는 이러한 무리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남다른 관찰력과 상상력으로 예술을 완전히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들의 근성은 현재에 집중하기보다는 미래에 의해 쉽게 산만해져서 평범함을 훈련받지 못한 천재이기도 했다. 

때로는 극도의 섬세함으로 고통받는 영혼들을 위로하기도 했고 아름다움과 우아함의 소유자로 자신이 가진 것을 타인과 나누는 것에 만족을 누리는데 온힘을 다하기도 했다.

대중에게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로 몇세기에 걸쳐 깊은 감명을 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바로 그런 존재였다. 그가 아직까지도 뜨거운 창의력의 소유자로 인정 받는 이유는 인간이 자연과 맺는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과학적인 사고를 통해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 했으며 그 시대 고착화된 종교적 사유를 거침없이 뒤집으려 했던 과감함 때문이다. 21세기를 빛낸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의 롤모델로 인정받은 레오나르도는 여전히 혁신적이며 매혹적인 인간으로 통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타계한 지 500주기되는 해를 맞아 '스티브 잡스'의 저자 '윌너 아이작슨'은 7200페이지 다빈치 노트에 담긴 창의력의 비밀을 밝히고 그의 상상력을 파헤치고자 신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출간했다. 

현재 툴레인 대학교 역사학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전기 전문 작가로 잘 알려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아스펜 연구소의 대표, CNN의 회장, '타임' 지의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5세기에 살았지만 21세기에도 여전히  지구상 현존하는 역대 인물 중 가장 혁신적인 인물이라고 손꼽을 수 있다. 다빈치가 남긴 7200페이지 분량의 노트를 연구하면서 창의성을 논할 때마다 호출되는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인물이며 스티브 잡스의 심장이었다"고 밝혔다. 

살아생전 스티브 잡스는 “레오나르도는 예술과 공학 양쪽에서 모두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며 그 둘을 하나로 묶는 능력이 그를 천재로 만들었다”라고 대중에게 전한 바 있다. 다빈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 중에 한 사람이었던 잡스는 새로운 기술에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해 IT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르기도 했다. 잡스는 "기술은 상상력 없이 발전할 수 없다. 상상력이 결여된 기술은 그 누구의 이목도 끌지 못한다"고 대중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를 소장할 만큼 그에게 큰 관심을 가진 빌 게이츠는 “수년간 레오나르도에 관한 상당히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러나 한 번도 그의 삶과 작품의 다른 면모에 대해 만족스러울 만큼 잘 살핀 책은 찾지 못했다”라며 “아이작슨의 전기가 독자들에게 레오나르도가 얼마나 인간적인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를 알려줄 것”이는 서평을 남겼다.

책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각 작품에 관한 다양한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았고 레오나르도의 진품을 가려내는 과정에 생긴 에피소드 또한 모자람 없이 소개한다. 

저자는 책에서 “그는 천재다. 그러나 그는 타고난 천재이기보다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상상력과 노력으로 해결하며 스스로 천재가 된 인물이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용하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퇴화되어 버리는 근육과도 같은 것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어릴 때 그 기능을 잃고 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은 그가 작성한 방대한 양의 수첩에 그대로 드러냈다"고 레오나르도를 평했다.

레오나르도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처럼 한낱 평범한 인간이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초인적인 두뇌를 타고난 게 아니었다. 평범한 학교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다시피 했고, 라틴어를 읽거나 복잡한 나눗셈을 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의 천재성은 대중이 범접하기 어려운 영역이 아니라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영역으로 호기심이나 치열한 관찰력을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이 현존하는 세대들에게 가장 공감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스티브 잡스’ ‘이노베이터’ ‘아인슈타인, 삶과 우주’ ‘벤저민 프랭클린, 인생의 발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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