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외국인학교 앞으로 화물 트럭이 지나고 있다. 이 학교 재단 이사장 로버트 할리는 지난달 중순 서울 자택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9일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외국인학교 앞으로 화물 트럭이 지나고 있다. 이 학교 재단 이사장 로버트 할리는 지난달 중순 서울 자택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광주 외국인학교 재단 이사장 하일(60·미국명 로버트 할리, 방송인·법률가)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이 학교 안팎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9일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 외국인학교 바깥쪽 건물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창문 29개 중 1개를 제외하고 가림막이 내려져 있었다. 직원·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가림막을 올렸다 내리는 행위를 반복했다.

출입도 통제됐다. 주차장에도 차량 서너 대만 있었고, 수업 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과 외국인 교사로 추정되는 남성은 학교 정문을 서성이며 초조한 기색이었다.

수염을 기른 외국인은 학교 주변을 계속 둘러봤다. 외국인 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잠시 공놀이를 하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로버트 할리 마약 사건과 관련)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이야기해줄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학교 주변에 위치한 모 회사 관계자는 "최근 5년간 로버트 할리 씨를 본 적이 없다.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모습만 봤고, 최근엔 학생 수가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근처 다른 회사 관계자도 "재작년까지 등교 시간에 학생을 내려다주는 학부모들이 많아 교통 혼잡이 빚어졌는데, 근래엔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사장이 마약 사건에 연루돼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로버트 할리는 지난달 중순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 주차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지난해 7월 광주지검 강력부는 대마를 밀수입한 혐의로 이 학교 교사(30대 미국인)를 구속했다.

로버트 할리는 미국 출신의 귀화 한국이다.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한국에서 부산 사투리로 방송 활동을 하며 인기를 끌었다.

한편 이 학교는 20008월 광주시 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다. 학생은 내국인 14, 외국인 27명이다. 교사 16명 중 15명이 외국인이다. 로버트 할리의 아내는 학교 행정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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