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의 에이즈 박멸위원회 출범식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유엔총회의 에이즈 박멸위원회 출범식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경북 포항시의 한 마사지업소에서 일하다가 숨진 외국인 여성이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당국과 경찰이 역학조사와 수사에 착수했다.

포항시 남·북구보건소는 시내 한 마사지업소에서 일하던 40대 초반의 불법체류 외국인 여성이 폐렴 등의 증세로 숨지기 직전 AIDS(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이들 기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26일 폐렴 등의 증세로 포항시내 한 병원에 입원해 혈액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에이즈 양성 반응을 보여 병원 측이 사흘 뒤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혈액검사를 의뢰했고 1일 에이즈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는 서울을 오가며 치료를 받다가 폐렴 등의 증세가 심해져 지난 3일 숨졌다.

불법체류 여성 A씨는 숨지기 전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였고 부산에서 일하다가 포항으로 온 지 3개월가량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한국에 언제 입국해 어디서, 얼마 동안 일했는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보건소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역학조사를 위해 일단 A씨가 생활했던 거주지에 대해 1차 조사를 했다. 그 결과 현재는 집안이 텅 비어있고 임대차계약서도 없어 A씨의 과거 행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일했던 마사지 업소와 손님들을 대상으로 접촉여부와 감염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나 접촉한 사람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데다 손님 대부분이 누구와 접촉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어 수사에 애로를 겪고 있다.

더욱이 A씨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에 따라 신원을 철저히 보호해야하는 데다 이미 숨을 거둬 과거 행적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 경찰과 보건당국이 수사와 역학조사에 힘든 상황이다.

고원학 남구보건소장은 추가 감염자가 있을 경우 에이즈 활동을 약화시키는 항레트로바이러스 투약을 하지 않으면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고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감염의심자는 일체의 신원이 비밀에 붙여지는 만큼 서둘러 주변 의료기관을 찾아 역학조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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