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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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지난 11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1일 회의와 관련, 북한 통치구조 내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하면서, 명목상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김영남에서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교체했다. 최 부위원장은 신설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에도 올랐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보면 북한의 큰 통치구조 변경은 없는 가운데,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태복(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고령자가 물러나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만 91세의 고령으로 지난 1998년부터 21년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김영남은 이번 회의를 통해 직위를 내려놓게 됐다.

88세인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도 1998년부터 맡아왔던 의장직에서 김영남과 함께 나란히 내려왔다. 최 의장의 후임에는 박태성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최고인민회의가 휴회 중일 때 '최고주권기관' 역할을 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김영남이나 최태복과 같이 오랜 기간 국가건설 사업에 참여한 대의원을 명예부위원장으로 둘 수 있다.

그러나 13기 명예부위원장으로 있던 김영주와 최영림이 이번에 호명되지 않으면서, 이번에 직책이 폐지된 것으로 통일부는 추정하고 있다.

김영주는 1920년생이고, 최영림은 1930년생으로 모두 김일성 시대부터 정치를 해온 고령의 정치인들이다.

아울러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약진이 가장 눈에 띈다. 최 부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자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동시에 오르면서 사실상 당과 내각에서 공식 2인자 자리를 모두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대변인은 최룡해의 위상에 대해서는 "국무위원회 내 제1부위원장 자리가 신설이 되고 변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오늘차 회의까지 좀 더 지켜봐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무위원회도 최룡해가 맡은 제1부위원장직을 신설함과 동시에 기존에 9명이었던 위원도 11명으로 늘어 그 규모가 확대됐다. 국무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대내·대외 문제의 의사결정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무위원회에는 김재룡 신임 내각총리와 리만건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수길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위원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특히 내각 외무성에서만 실력을 쌓아왔던 최 부상은 지난 10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오른데 이어, 국무위원회 위원과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당과 내각에서 입지를 강하게 굳히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부대변인은 최 부상의 인선에 대해 "최고인민회의도 외교위원회에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빠지고 그 자리에 최선희가 처음으로 진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 위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헌법기관이나 조직과 비교를 해서 말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힘들다는 뜻을 밝혔다.

내각에서는 김재룡 전 자강도당위원장의 총리 진출이 가장 눈에 띄었다. 또 북한은 선박공업상 조직을 신설하고 강철구라는 인물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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