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양대노총이 장악? 이석행 이사장 한국폴리텍대학 대해부
[심층취재]양대노총이 장악? 이석행 이사장 한국폴리텍대학 대해부
  • 홍준철 부국장 겸 편집위원
  • 입력 2019-04-12 16:26
  • 승인 2019.04.12 18:55
  • 호수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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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편집위원] 산업체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한국폴리텍대학이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교육기관인 폴리텍대학은 전국에 걸쳐 총 34개 캠퍼스 등 총 38개의 교육기관을 가진 국립교육기관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캠코더 인사, 보은인사, 회전문 인사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 ‘한국노총’ 김영주 전노동부장관시절 ‘민노총’  이석행 이사장 임명
- 노동부 산하 폴리텍대학 34개 캠퍼스 학장 출신.성향 보니...

국책 특수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은 권역별 7대학 34개캠퍼스(지역 32개, 섬유패션캠퍼스·항공캠퍼스 포함) 3원 1고교로 이뤄졌다. 과거 직업훈련원을 고용노동부가 이름을 바꿔 폴리텍전문대학으로 탈바꿈시켜 높은 취업률뿐만 아니라 특성화된 전문교육으로 젊은층으로부터 인서울(In Seoul) 대학만큼이나 각광을 받고 있다.

폴리텍대학의 이사장은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다. 이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12월20일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이 이사장이 주목을 받는 것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국립대학 이사장에 ‘낙하산’ 형식으로 왔기 때문이다.

그는 대동중공업 노조 설립발기인을 시작으로 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 사무총장과 위원장을 지냈다. 민주노총위원장이던 2008년 총파업을 주도했으며 그해 촛불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도피를 돕던 간부가 은신처를 제공한 여성 조합원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도부가 총사퇴해 위원장직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폴리텍 내부 승진 11곳, 캠코더 학장 4곳

그런 이 이사장이 중앙 정치권에 본격 뛰어든 것은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대외협력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다. 이전 2010년에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당선되자 인천시 노동특보로 임명돼 정치권에 첫발을 디뎠다. 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가기 직전에는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런 이 이사장이 정부 산하 폴리텍대학 이사장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폴리텍대학 전국 교수 1200여명이 참여하는 교수협의회는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교수협의회에서는 “이사장에 노동운동 전문가가 임용될 것이라는 소식으로 인해 교육기관으로서의 위상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표출했다.

이 이사장이 취임한 지 1년6개월이 됐다. 본지는 한국폴리텍대학 산하 지역 32개 캠퍼스 학장의 출신을 파악했다.이석행 이사장 하에서 임명된 29개 지역 캠퍼스 중 23곳의 학장이 ‘폴리텍 내부 회전문 인사’(11개 학장), ‘정부 고위직 낙하산 인사’(3개), ‘캠코더 인사’(4개), ‘지역유지’(3개), ‘비전문가’(2개, 춘천캠퍼스 이상권 학장.바이오특성화대학 엄준철 학장) 등으로  임명됐다. 학장 임기 역시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3년이다.

‘정부 고위직 낙하산 인사’로 분류할 수 있는 학장을 보면 서울 정수 캠퍼스 한창훈 학장, 남인천 캠퍼스 허재권 학장, 경기 안성캠퍼스의 김애령 학장이다. 한창훈 학장의 경우 선임자인 심경우 전 학장과 같은 노동부 기조실장 출신이다. 허재권 학장은 국무조정실과 중앙노동위원회 및 고용노동부 원주지청장을 거쳤다. 또한 김애령 학장은 여성가족주 정책개발평가담당관과 국무조정실 노동여성심의관실 과장을 역임해 현직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와 밀접한 캠코더(대선캠프, 코드 인사, 더민주당) 인사도 4명이나 됐다. 경북 영주 캠퍼스 강흥수 학장의 경우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출신으로 남경필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교육연구원 센터장을 역임했지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출신(3급상당)이다.

손은일 경남 창원 캠퍼스 학장은 문재인 후보 경남공동선대위원장,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및 지역발전위원회 혁신도시특별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국민소통 및 지역협력 특별위원회 영남위원장을 역임했다.

부산 캠퍼스 이성식 학장의 경우 부산광역시 새누리당 북구청장을 역임했지만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문재인 후보 새정치실천단장을 맡으면서 전향했다. 울산 캠퍼스 나종만 학장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공약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지역 정치인과 친분으로 임명된 지역 밀착형 학장도 있다. 특히 인천 캠퍼스 김월용 학장의 경우 송영길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있을 당시 교육문화체육관광 특보를 역임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석행 이사장 역시 송 의원이 시장 시절 노동특보를 지냈다. 최근 송 의원 지인들 70여 명으로 이뤄진 ‘도촌 포럼’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인사청탁성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도촌 포럼 멤버에 이석행 이사장도 있다.

이석행 이사장 지인, 최측근 지역 대학장 맡아

뉴시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사퇴할 당시 모습, 뉴시스

대구 캠퍼스 이권희 학장은 대구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위원이자 경북대 국제교육자문위 위원, 대구 도시브랜드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제주 캠퍼스 현창해 학장의 경우 제주관광대 교수로 산학협력단장과 대외협력처장, 창업보육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이석행 이사장이 민주노총 출신으로 노총 출신 학장들도 있어 곱지 않은 시각을 받고 있다. 충남 홍성캠퍼스의 최장윤 학장은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부장을 지냈지만 공무원노조총연맹 정책국장,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한국노총 산하) 정책국장을 역임했다. 특히 이석행 이사장이 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을 맡을 당시 그 밑에서 노동국 부국장을 지낼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또한 대구 달성 캠퍼스의 최두환 학장은 전국정보통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SK텔레콤 노조위원장을 지내 노총 출신이 이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자기식구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11개 학장이 내부 승진한 경우 였다. 강서캠퍼스 노정진 학장의 경우 30년간 폴리텍 대학 교수를 재직하며 교육연수팀장, HRD협력팀장, 제주캠퍼스 학장을 역임하고 재차 학장이 됐다. 원주캠퍼스 조광래 학장은 원주직업훈련원(폴리텍대학 전신) 교수로 임용된 이후 산학협력팀장, 교수, 춘천캠퍼스 교무기획처장을 거쳤다.

강릉캠퍼스 우성식 학장은 폴리텍대학 예산회부장, 총무부장, 운영국장, 춘천캠퍼스 행정처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성남 캠퍼스의 이영화 학장은 최초 내부직원 출신 여성 학장이 됐다. 이 밖에도 충남 아산캠퍼스 장우영 학장, 전남 광주캠퍼스 조선기 학장, 전북 김제캠퍼스 김공무 학장, 경기 화성캠퍼스 정인학 학장, 경북 구미캠퍼스 박종갑 학장, 경북 포항 박무수 학장 등이 폴리텍 대학 내부에서 올라간 경우다.

한편 정부부처와 폴리텍 대학 양쪽의 경력을 갖고 있는 학장들도 있다. 전남 목포의 김춘재 학장의 경우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 근무를 시작했다 충주캠퍼스 행정처장, 폴리텍대학 감사실장을 거쳐 현직에 이르렀다. 또한 전북 익산캠퍼스 차신태 학장의 경우 한국산업인력공단 임용된 이후 폴리텍 노조위원장, 감사실장, 목포캠퍼스 학장에 이어 다시 익산캠퍼스 학장으로 취임했다.

특히 차 학장의 경우 감사실장에서 바로 목포캠퍼스 학장으로 간 케이스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폴리텍 교수들의 입장은 고용노동부가 폴리텍대학에 대한 감사를 ‘법인 감사실’로 사실상 일원화해 감사실장의 권한이 피감기관인 캠퍼스에 막강한 영향력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마디로 감독기관의 수장이 한순간에 피감기관의 수장으로 이동한 셈이다.

이는 폴리텍대학이 학교법인이지만 고용노동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 탓에 국립과 사립이 혼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동부산캠퍼스 조상원 학장, 전남 순천 임종대 학장의 경우 출신이나 이력이 외부에 공개돼 있지 않았다.

한편 전국 32개 지역 캠퍼스에서 일반대학의 총장직에 해당하는 학장직을 권력 나눠먹기식 ‘보은 인사’나 ‘낙하산 인사’에 심지어 관리·감독해야 할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들이 돌아가면서 학장직을 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폴리텍 대학 교수협의 시각이다.

특히 외압에 따른 낙하산 인사는 물론이고 내부 승진에 따른 ‘회전문 인사’까지 폴리텍대학의 학장직이 정치권과 정부관료의 ‘쉬어가는 자리’로 전락됐다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 폴리텍대학 측은 ‘공고’를 통해 학장을 선발하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폴리텍대학 측은이사장·학장 인사가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 아니냐’는 지적을 받자 언론매체를 통해 “지역대학장은 학장후보선정위를 통해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법인이사회가 의결하고 최종적으로 이사장이 임명한다”며 “학장 응모자는 학력, 자격증, 경력요건 3가지 중 한 가지 이상만 충족하면 자격을 갖췄다고 본다”고 밝혔다.

폴리텍측, "노조출신 대외협상가로 전문성 평가"

특히 노조 출신의 학장 기용에 대해서도 폴리텍대학 측은 “전문기능인을 양성하는 대학의 특수한 목적상 산학협력 차원에서 지역산업체와 업무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하는 일이 많아 ‘대외협상가’로서 자질을 전문성으로 평가했다”고 옹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야당의 환경노동위원실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정책과 장관 인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국노총 금융노련 부위원장 출신으로 감독기관장으로 있을 당시 폴리텍대학의 최고 수장으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석행 이사장이 임명되다보니 바짝 엎드려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사실상 폴리텍대학의 운영이나 정책 그리고 인사가 민노총과 한노총 고위 인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홍준철 부국장 겸 편집위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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