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마약과 같다는 말이 있다.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둘 다 한 번 맛을 보면 한없이 탐닉하게 되고, 그 탐닉의 끝은 비참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약을 하는 이유는 잠시나마 행복감과 희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쾌락의 시간이 지나면 불안감, 편집증, 마음의 동요가 엄습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간의 극단적인 쾌락을 반복적으로 탐닉하게 되는데, 이것이 장기화되면서 중독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권력도 마약처럼 두뇌에 똑같은 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됐다.
권력을 잡는 순간 성별에 관계없이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나오도록 해 희열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권력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도파민이 과다 분출돼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지게 되고, 충동적이며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은 채 독주하게 된다. 진실을 외면하고, 다른 사람들의 두려움을 자기 손아귀에 쥐면서 쾌감을 느낀다.
절대권력자가 특히 그렇다고 한다.
독일의 히틀러와 중국의 마오쩌둥이 좋은 예가 될 듯싶다. 이들은 권력을 휘두르면서 능력 밖의 일들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진 독재자였다.
노동하지 않고 수입을 올리는 일체의 행위를 없애고, 기업은 국가의 것으로 삼는다는 슬로건으로 나치당을 만든 히틀러는 농민과 중소기업 층의 지지에 힘입어 권력을 잡은 뒤 유대인 대학살과 세계정복을 위한 야심을 품고 인류 최대의 비극인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마오쩌둥은 농민을 중심으로 이상적인 공산주의를 꿈꾸었지만 선진 기술력의 부재와 상공업의 부재로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뒤처지게 만들었다. 폐쇄적인 외교는 중국을 더욱 고립시켰다. 현실을 외면한 공산주의 이념에 대한 맹신은 문화혁명이라는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었다.
권력에 중독되면 공감능력 상실과 함께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타인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대신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진다. 자신의 잘못이나 그릇된 생각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이나 정당한 이의 제기는 철저히 차단할 뿐 아니라, 자신의 말에 토를 달면 무조건 반대자 또는 이상한 세력으로 몰아 언론의 자유를 상당히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가 마약중독자처럼 권력에 취한 사람들 때문에 시끄럽다.
정치 권력자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고, 가진 자들은 ‘돈’과 ‘자리’를 미끼로 ‘갑질’을 해대고 있다. 권력의 단맛을 알게 된 노조 권력자들은 정부마저 위협하는 거대 정치세력이 됐다.
문제는 이들이 권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불안, 초조, 불면 등과 같은 금단증상에 시달리게 되며, 내성이 생기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이 취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혀 더욱 더 많은 권력을 탐닉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힘없고 배고픈 사람들만 더 괴로워진다.
권력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적당한 견제장치를 두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지만, 그보다 자기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자신을 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공자의 제자 증자는 "하루에 세 번 자기가 한 행위나 생각을 반성하라(三省吾身)"고 했다. 권력중독자라는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새겨야 할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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