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임실 고봉석 기자] 임실치즈의 개척자이자 한국치즈의 대부인 故 지정환 신부가 문재인 대통령으로 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5일 오후 4시 문 대통령을 대신해 고 지정환 신부의 빈소가 차려진 전주 중앙성당을 찾아 유족인 아니따(여조카)씨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전수한다.

문재인 정부는 생전에 지 신부가 척박했던 임실군을 한국치즈의 대명사로 성장시켰으며, 임실치즈산업을 대한민국 대표 치즈산업의 메카로 만든 공로를 높이 평가하며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지난 2016년 심 민 군수로부터 명예군민증을 받은 지 신부는 임실치즈의 상징이자, 임실군민의 자부심으로 영원히 남게 됐다.

선종한 지 신부의 빈소에는 심 민 임실군수와 신대용 군의회의장을 비롯하여, 많은 임실군민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청와대와 송하진 전북도지사, 정치권 등 정관계 많은 인사들이 찾아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있다.

벨기에 출신으로 지난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그는 가난에 힘겨워했던 임실주민들을 위해 산양 두 마리의 우유를 가지고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3년여의 시행착오 속에도 포기하지 않으며, 1966년 임실산양협동조합을 주민들과 공동으로 설립하고 치즈공장과 치즈숙성실을 만들었다. 이듬해인 1967년 마침내 치즈개발에 성공, 오늘 날의 임실N치즈산업의 시초가 되었다. 

이 공간은 훗날 임실치즈 역사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017년 임실군은 10억4000만원을 들여 지 신부가 세운 치즈공장과 살던 집을 복원해 임실치즈 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심 군수는 “당시 휠체어를 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자신이 지내던 2층 공간까지 올라오셔서, 이곳에 제 침실이 있었고, 여기에서 임실치즈를 위해 기도했지요. 아, 이곳에 숙성실을 있었고, 주민들과 치즈를 개발했는데…”라며 회고하던 지 신부를 기억했다.

지 신부가 영면하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은 우연찮게도 임실치즈농협 50주년과 제2공장의 준공식이 열린 날이기도 했다.

임실치즈는 연간 2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임실N치즈, 임실N치즈피자, 지정환피자 등의 프랜차이즈 창업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경제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심 군수는 “축제장을 찾을 때마다 많은 관광객들을 보면서 감격해 하시며 고맙다고 말씀하셨는데, 올해는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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