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중간 지대 확보해 자강 시 다음 총선서 승리 확신”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김수민 의원실 제공]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김수민 의원실 제공]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바른미래당이 ‘뜨거운 감자’로 연일 화제다. 지난 4.3 보궐선거 이후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일요서울이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을 만나 당의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병국 혁신위, 손학규 대표가 할 수 있는 옵션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

“당원들이 선출한 당대표의 민주적 정당성 뒤흔들려는 행태 즉각 중단해야”

“하태경 의원 발언에 동조하는 당내 의원들 많지 않아”

지난 4.3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가 4위에 그쳤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같은 당 손학규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 등의 발언을 해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선거가 끝난 후 바른미래당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손 대표 사퇴 혹은 재신임 투표를 주장했지만 손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내부 갈등이 폭발했다. 이에 야권 발 정계개편 목소리까지 더해져 총선을 1년 앞두고 바른미래당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을 만나 그의 생각을 들었다.

-야권 발 정계개편 소식이 뜨겁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호남출신 의원들의 ‘제3지대’ 구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후 손 대표의 거취 문제 등 내홍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의 이른바 ‘보수 대통합론’과 바른미래당 내 호남출신 의원들과 민주평화당의 ‘제3지대론’ 등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다당제 국회의 정착과 과거와 같은 거대 양당제로의 회귀의 기로에 서있다. 선거제 개편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할 경우, 이른바 야당 발 정계개편론이 지속적으로 거론될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정계개편의 희생양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당의 목표는 다당제에서 새로운 주축을 이루는 것이다. 왜곡된 토착형 진보와 보수 세력을 일소하고 합리적 개혁보수와 중도 세력, 중간 지대를 확보해 자강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장정숙, 박주현 의원은 법적 소속은 바른미래당이지만 정치적 소속은 민평당이다. 이들을 놓아주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놓아주어야 한다’는 단어 자체가 잘못됐다. 그 사람들이 본인의 정치적인 가치관과 신념이 있다면 구차하게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에 연연하지 말고 의원직을 사퇴하고 일반당원 자격으로 민주평화당에 입당하면 된다.

유권자들은 국민의당이라는 정당을 보고 표를 준 것이지 두 의원에게 투표한 것이 아니다. 나는 두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지역구에서 당선돼 21대 국회에서 만나길 바란다.

-4.3 보궐선거 이후 ‘손학규 대표 사퇴’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퇴요구의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4.3보궐선거는 단 2석짜리 초미니 선거였다. 심지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단 한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당대표 사퇴 이야기는 민주당 측에서도 나와야 한다.

손 대표는 지지율 5% 내외 신생정당의 후보가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하기 위해 창원까지 내려가 밤낮으로 고생했다. 그런 당대표에게 위로와 격려는 하지 않은 채 서울에서 편안하게 있던 사람들이 선거가 끝난 후 기다렸다는 듯이 내부에서 총질을 해대는 행태는 정치 신인인 내가 보기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현실 정치보다는 집에서 유튜브 방송이나 하는 게 낫다.

또한 일부에서 손 대표 등 ‘지도부 사퇴 촉구’ 연판장을 돌린다고 한다.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당대표의 민주적 정당성을 뒤흔들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손학규 대표가 추석 전 당 지지율 10% 이하 시 물러난다고 발언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추석 때까지 제3지대 그림이 그려지고, 이를 위한 바른미래당의 역할이 구체화될 텐데 그때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당내 일각의 무분별한 비판처럼 손 대표가 고작 자리보전을 위해 사퇴를 거부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손 대표는 본인이 대표직을 그만두는 순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모여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이 공중분해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겨 온 손학규라는 정치인이, 본인이 현직 당대표로 있는 정당이 깨지는 상황을 좌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언주 의원 징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의 독립적인 기구인 윤리위원회가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충분히 존중하고 (징계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당내에서 이언주 의원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의원은 많지 않다.

-하태경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바른미래당은 바른정당 계 vs 국민의당 계 싸움이 아닌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내부 분열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하태경 의원이 어떤 이득을 보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태경 의원의 발언에 동조하는 당내 원내 의원들은 많지 않다.

일률적으로 (바른미래당 내에서 어느 정당) 출신을 나누기 어렵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계 의원들은 1년 만에 화학적 융합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당 내부 분열은 특정 당 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각자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어떤 방법이 좋을지 생각이 다른 것뿐이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년간 외부의 주요 이슈에 대해 내부 의사결정에서 통일성을 이루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렇지만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지 못한 당이 과연 살아있는 정당인지 (그런 비판을 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언론이 태생적으로의 결함이라는 정해진 프레임으로 바른미래당을 해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현재 손 대표의 정당성을 훼손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당을 바른정당·국민의당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있다. 당을 살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일신상의 생존을 위해서 당을 굳이 편을 갈라서 싸움을 붙이는 행위는 저질 정치라 생각한다. 이런 정치 그만하고 부디 자중하길 부탁한다.

-안철수 전 대표, 돌아오는 것인가.

▲안철수 전 대표의 복귀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당 내외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안 전 대표는 1년 예정으로 독일에 체류 중이므로 오는 9월 정도에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가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밝힌 것은 (안 전 대표의 복귀)까지 고려한 큰 그림에서 말한 내용이라 추측한다.

오는 9월까지는 손 대표 중심으로 총선 준비를 위해 모든 당직자들이 당무에 집중하고 전 당원이 바른미래당을 살리기 위해 헌신적으로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

안 전 대표의 복귀는 손 대표가 언급한 추석 이후 국민의 마음을 끌어당길 만한 결정타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가 시기적으로 알맞다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안 전 대표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정병국 혁신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손 대표는 당의 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당내의 최다선 의원인 정병국 의원에게 이를 맡기는 것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아직까지 화학적 결합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바른미래당이 다당제를 안착시키는 제3정당으로서의 색을 명확하게 하는 데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지금 손 대표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옵션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총선에서 역할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당의 홍보본부장으로서 홍보기획을 총괄했다. 현재는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겸 전국청년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이제는 선거에서 선수로 직접 뛰게 된다. 당선이 나의 최우선 과제이자 당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국민의당, 바른정당을 거쳐 바른미래당에 이르기까지 충북에서 단 한명의 국회의원도 배출되지 못했다. 내가 충북의 중심 청주 시에서 당선된다면, 청주 뿐 아니라 충북 전체에서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 된다. 당선을 위해 말이 아닌 실천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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