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현장취재


“지난 해 11월 이후 올해 3월 말까지는 거의 거래가 없었어요”

잠실동 주공5단지 상가 내 위치한 대부분의 중개업자들은 이렇게 전했다.

연간 50만호 도심주택공급 건설방안을 내세운 MB정권의 출범으로 재건축에 대한 규제완화 기대감 및 각종 언론의 보도에 가격이 오르리란 전망이 강했지만 수요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조용한 움직임 왜?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 w.speedbank.co.kr)에 따르면 주공5단지 112㎡는 2006년 12월 당시 13억2500만원 정도였지만 2008년 4월 들어서는 11억9500만원 선으로 1억원 이상 하락했다.

실제 출시되는 매도호가도 2006년 말에는 14억5000만원 이상으로 조사됐지만 최근에는 11억8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가 여전히 수요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안전진단조차 마쳐지지 않은 재건축 사업속도로 인해 투자심리가 수그러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2006년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오른 탓에 자금 및 재건축 사업성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발길을 끊은 것도 큰 이유다.

반면 집주인들은 사업진행속도 자체는 매도 결정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이 강하다.

오히려 뚜렷한 재건축 규제완화가 있기 전까지는 세금부담을 안고서라도 좀 더 보유하려는 경향이 크다.


총선 이후 확실히 나아졌다

4.9총선을 전후해 주공5단지에는 조금씩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제자리 걸음을 하던 매도호가도 소폭 상향조정 됐으며 수요자들도 중개업소의 문을 조심스레 두드리고 있다.

이는 총선의 여러 공략과 함께 재건축 관련 규제들이 단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노린 매수자들의 발길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잠실동의 S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3월 말까지만 해도 “총선 이후 팔겠다”며 엄포를 놓는 집주인들이 많았는데 4월 들어서는 조금씩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매도인의 입장에선 향후 가격 상승이 예상되더라도 그 단계가 점층적이라는 점에서 차라리 종부세를 피하는 6월 이전에 거래를 하겠다는 경향이 크다.

또한 지난 해 7월에 발표된 제2롯데월드 건립 불허방침이 이번 총선 이후 건축허가에 대한 긍정적인 재검토가 이뤄지리란 전망이 강한 것도 큰 이유다.

단지 내 송파공인 최명섭 공인중개사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에 대해선 시기가 문제일 뿐, 허가·불허가 자체는 문젯거리로 삼지 않는다”라며 이를 노린 투자수요의 문의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분양권 인기 저조, 입주단지 인기 상승

재건축 사업을 통해 입주를 마친 3,4단지와 올 7~8월 사이 입주를 시작하는 1,2단지의 분위기도 그 동안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재건축을 중심으로 고가주택의 약세가 지속됐던 지난 해 매수세의 실종으로 거래 없이 조용한 장세가 형성된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수문의가 조금씩 증가하는 가운데 수요자들의 흐름이 갈리고 있다. 3단지의 경우 입주가 마무리된 2007년 가을, 매물부족으로 가격이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다 단지 인근의 대치동 학원가로 연결된 대로변으로 명문 학원가가 생기면서 학군수요가 발생했다.

삼전동에 위치한 D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대치동과 비슷한 수준의 명문학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며 “굳이 대치동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이를 노린 학부모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3단지 트리지움 109㎡는 2006년12월 8억9000만원 선에서 2008년4월 9억7500만원으로 상승했다.

한창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인 주공1,2단지의 경우 8월과 7월 각각 집들이를 시작한다. 이들 단지는 입주 3개월 전부터는 조합원의 명의변경이 금지돼 거래가 막히게 된다.

이에 보유세 과세기준일인 6월1일 이전 4~5월 말까지는 집을 처분해야 하는 1가구 2주택자들이 성급히 매물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호가가 좀처럼 내리지 않고 수요자들도 거래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여전히 강력한 대출규제가 존재하는 열악한 거래환경 속에서 이왕이면 향후 전망이 밝은 재건축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수요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망

재건축 아파트의 불안정한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 ‘황금을 낳는 오리알’은 여전히 재건축뿐이라는 것이 현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주공5단지의 경우 과거 2년간 꾸준히 가격 하락세를 보인 탓에 현재는 이미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향후 여당주도의 재건축 규제완화가 빠르게 진행되리란 기대감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물론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완화가 현실화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일부 수요자들은 거래를 다소 미루려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강남의 대부분의 단지들이 과세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세금 자체는 투자결정요인으로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4.9총선 당선자들의 지역적 공략이 많은 상황에서 주공5단지는 대규모의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라는 메리트와 제2롯데월드 건설, 송파신도시, 거여·마천뉴타운 등의 호재들이 겹겹이 쌓여있어 앞으로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주공1,2단지 역시 현재가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분양권 단지를 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겨진다.

신천동에 위치한 트리지움공인 관계자는 “등기명의 변경이 가능한 4~5월 사이에 시세보다 저렴한 세금회피성 급매물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보여 수요자들은 이를 노려볼 만 하다”고 말했다.


투자유의점

첫째, 잠실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하기에 앞서 투자자들은 조합원 물량과 일반 분양물량 중 어느 곳에 투자를 할지에 대한 명확한 선택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조합원이 될 경우 일반 분양가격 보다 저렴하고 좋은 층의 매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의 시행으로 일반 분양가격이 주변시세보다 20~30%가량 저렴하게 책정될 경우 오히려 조합원보다 적은 비용으로 재건축 아파트에 입성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조합원이 되면 개발부담금으로 이익이 환수돼 시세차익을 노린 조합원들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투자자들은 재건축 조합원 물량의 구입비용을 최대한 낮춰 매수에 나서거나 분양가 상한제를 노린 일반 분양 물량을 노려봄직하다.

반면 일반 분양을 노린 투자자들은 송파구의 위치한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가 그러하듯, 일반 분양물량이 5%미만으로 매수 기회가 매우 적다는 점, 추가 가산비용에 따라 분양가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둘째, 투자자들은 재건축 아파트의 취·등록세 부담에 대한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재건축 사업이 완공되기 전 조합원 입주권을 구매하게 되면 건물을 제외한 토지에 대한 취·등록세를 내게 된다.

이때 토지는 주택과 달리 감면혜택이 없고, 토지상태라도 실제 구매대금을 과표로 산정해 부과하므로 다소 세금이 늘어날 것을 염두 해야 한다.

또한 사업완료로 아파트가 완공됐을 경우에는 조합원 소유자와 일반 분양자간 세금차이가 나게 된다.

조합원의 경우 새아파트에 대한 건물분 취·등록세를 납부해야 한다.

반면 일반 분양자는 분양 당시 따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고 입주 시 잔금지급 후 신규 취득한 주택에 대해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사례 1.

“계약직전 집 주인 마음이 바뀌어 가격을 올리는 거라면 그나마 낫죠. 아예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나중에 팔겠다는 매도인들 때문에 매수인과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는 C씨는 최근 들어 매도·매수자간 팽팽한 눈치보기작전 속에서 마음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2000만~3000만원 정도 호가를 낮춘 매물이 많았던 이곳. 하지만 4월 들어 총선이 임박해지자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이왕 팔 거 조금 미루겠다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사례 2.

“총선 이후 가격이 오를 것 같은 재건축을 사야 할지, 등기명의변경 가능 기간이 임박한 분양권 단지를 사야 할지 고민입니다”

신천동에 위치한 T중개업소 관계자는 총선 전후로 확실히 이러한 매수문의가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재건축으로만 몰리던 투자수요자들이 최근 들어서는 입주가 임박한 주공1,2단지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 해 제2롯데월드 건립 불허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잠실 일대가 MB정권 출범, 4.9총선으로 향후 흐름에 대한 매도·매수자
들의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이는 송파구의 핵심부라 할 수 있는 잠실 인근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방향에 예민한 재건축, 분양권, 기 입주단지가 대거 몰려있는 탓. 특히 재건축에 대한 점층적 규제 완화가 예상되는 만큼 관망세는 보이던 수요자들이 조심스레 거래에 나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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