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회계법인 조사 직전 해당사 관계자들에 ‘무서운’ 경고
검찰에 사실관계 발설치 못하도록 ‘협박’으로 입막음 의혹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뉴스블리치ㅣ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관련, 회계법인들을 조사 중인 가운데 최근 삼성 측이 삼정·안진·삼일 등 국내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들에게 검찰조사에서 입을 다물도록 조치한 정황이 드러났다.

19일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회계법인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기 직전 삼성 측은 이들관계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면서 ‘이를 거부할 시 고액 소송 등 강력조치를 취하겠다’고 협박한 정황이 확보됐다”며 “해당 지시를 내린 행위가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엄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삼성 측이 회계법인측에 ‘고객인 우리(삼성)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경우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실히 드러날 경우 삼성 측 관련자들에 대해 수사방해 등으로 처벌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정기관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삼정·안진·삼일 등 회계법인 관계자들이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자 이들이 조사 받기 직전 “(회계법인)관계자들의 검찰진술로 우리(삼성)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입단속을 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또 “삼성이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치밀하고 철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며 “최근 회계법인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할 때도 이 때문에 조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어떤 부분도 수사방해에 해당하는 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삼성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시점에 그런 협박성 메시지가 오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삼성 측으로부터 조직적인 수사방해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해당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삼성 측으로부터 협박이나 경고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실무적인 협의정도는 있을 수 있겠지만 ‘검찰에 가서 함구하라’는 식의 경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뿐만 아니라 삼성 그리고 회계법인 안팎에서 “삼성이 회계법인을 상대로 ‘입단속 작업’을 철저히 했으며, 이와 관련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하고 있어 검찰 수사가 향후 더 고강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한편 검찰은 이들 회계법인이 분식회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본다.

검찰은 삼성 측이 회계법인과 협의해 함께 구체적인 전략을 짠 것으로 보고 회계법인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삼성바이오가 2015년 11월 미래전략실(미전실)에 보고한 문건에 따르면 삼정·삼일 등 회계법인과 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나 있다.

일요서울 탐사보도팀 뉴스블리치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