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소형아파트, 강남권 시세 따라잡나?

자료제공 :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

사례 1.
“두세 달 전부터 가격 수정을 하지 않고 있어요. 매도자들이 알려져 있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값에 팔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가격만 더 올리는 격이 돼버리거든요.” 마포구 공덕동 A중개업자에게 가게 전면에 붙여진 매물 가격이 실제와 다른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지면 매도자들이 1000만~2000만원을 올려 부르기 때문에 물건도 꼭 사려는 사람만 보여줍니다.” 마포구의 아파트 값은 매도자가 원하는 대로 값이 형성되고 있다.


사례 2.
“마포구 아파트 값이 올랐다고 거품이니, 급등이니 하는데 왜 삐딱하게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옆 동네인 용산 오른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앞으로 더 오르는 게 당연합니다.” 용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마포구의 현 상승세를 아직은 용산구와의 차이를 메우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아파트값은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중이다. 마포구의 각종 개발 호재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 소형아파트의 수요 급증에 의한 가격 상승이 거세다. 양호한 교통여건과 한강 인접 등의 큰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용산구의 상승세를 지켜봐야 했지만 이제는 한풀이라도 하는 듯 단숨에 그 차이를 따라잡고 있는 추세다.


작을수록 알차다… 소형 강세

실제로 마포구 일대는 전역에 걸쳐 매수세가 활발하다. 사려는 사람은 줄을 섰지만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선뜻 매물을 내놓는 사람도 없다.

이런 아파트 가격 상승은 66~99㎡(20평대)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매도물량이 많지 않아 거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에 따르면 2008년 5월 마포구 66㎡미만(20평 미만) 아파트와 66~99㎡(20평대) 아파트의 상승률은 각각 3.2%, 8%로 1%에도 미치지 못한 대형아파트의 상승률보다 월등히 큰 오름폭을 기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신공덕동 삼성래미안 1차 79㎡(24평형)의 경우에는 현재 5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2~3달 전만해도 4억원 초반에 매입할 수 있었는데 워낙 사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른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신공덕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개발호재가 마포구 여러 곳에 산재해 있다 보니 가격 상승은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석동의 경우 79㎡(24평형) 매물 대부분이 4억8000만~5억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공급에 비해 수요가 워낙 강해 거래량은 많지 않다. 현석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소형 급매물은 찾아볼 수도 없다”며 “오를 만큼 오를 때까지 보유하는 것이 대세”라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의 끝없는 저력?

마포구는 여의도와 시청 등 기존 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직장과의 거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층의 수요가 높았던 곳이다. 게다가 용산 국제업무지구, 상암DMC 등의 신업무지구 개발계획으로 인해 마포는 대규모 업무지구의 배후지로써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인천공항철도가 연장됨에 따라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수요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피드뱅크 조사에 의하면 이런 소형 아파트의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에는 지난 4년간 일반분양 물량 중 약10%인 250가구 가량만 99㎡미만 면적으로 공급됐다. 용강동의 H공인중개사 대표는 “지난 몇 년 동안 99㎡(30평) 이하의 아파트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기존 소형아파트가 인기가 높았다”며 “뉴타운 사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공급이 제한적이라 당분간 소형 아파트 상승세는 이어갈 것” 이라고 설명했다.

소형 아파트가 인기 있는 이유는 직주근접에 의한 두터운 수요층 때문만은 아니다. 마포구의 경우 상암동, 성산동, 공덕동, 신공덕동, 도화동이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설정돼있기 때문에 6억원 이상의 주택을 매입 할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서울시 전 지역이 해당되는 투기과열지구의 주택을 매입할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DTI규제를 받는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정책 때문에 가격이 높은 대형아파트의 거래보다는 규제를 덜 받는 소형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보다 호재가 많을 수 없다.

마포구 아파트 가격을 이끄는 원인은 소형아파트 수요 급증 외에도 굵직한 호재들이 많다.

신공덕동의 경우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흐름의 영향, 인접한 아현 뉴타운의 빠른 진행과 경인선, 인천공항철도의 공덕역 신설 등이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암 DMC 조성 역시 마포구 아파트 값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또한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도 한강과 인접한 용강동, 현석동 등의 아파트 가격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원인이다. 이들 지역은 한강변 정비사업으로 주거환경개선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특히 용강시범아파트를 철거하고 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이 수립된 이후 시범아파트 주변의 용강동 대림e-편한세상2차, 삼성래미안은 오름세가 강해졌다. 삼성래미안 79㎡(24평형)의 경우 5월 한달 간 2500만원 상승해 3억7000만~4억8000만원에 시세를 기록했다. 당인리 발전소의 이전계획 소식 또한
인접한 당인동의 아파트 값을 상승시키고 있다.

마포구의 여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성산2동 지역도 상승 여력은 많다. 해당 지역 북쪽으로 가재울 뉴타운지역과 인접해 있고 상암지구와도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뉴타운과 택지개발의 진행상황과 맞물려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전망 및 투자 유의점

마포구 투자의 최대 걸림돌은 최근의 상승세로 인한 높은 가격이다. 또한 대다수의 아파트가 이미 개발 기대감이 반영되어 기존에 기록했던 높은 상승세를 앞으로 계속 이어갈지도 미지수다.

또한 주거환경이 다소 열악하다는 점도 실거주 측면에서 큰 취약점이다.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시기가 되면 강남으로 이주하는 비율이 급증한다. 특히 사립초등학교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 취학 자녀를 둔 부모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를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좁고 음산한 골목과 지상철 등 위험해 보이는 기반시설들도 곳곳에 방치되어 있어 고급주거지로 발돋움하려는 마포구를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마포구 소형아파트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광역학군제가 도입되어 학군문제가 해결되며 도심과의 접근성, 양호한 교통 여건, 한강 조망 등 마포구의 기존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소형아파트 수요를 증가시킬 각종 재료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 이후 용산구의 부족한 주거지역을 충족시켜주는 간접 배후주거지 역할로써 마포구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철도, 경의선 등도 도심의 관문으로써의 마포의 위상을 더욱 높게 만들 것이다.

다만 약점을 극복하고 용산의 르네상스 바람을 이어받아 용산에 버금가는 강북 최고의 지역이 될 것인지, 용산 또는 그 외의 업무지구를 뒷받침하는 단순한 베드타운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투자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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